환전하고 남은 돈이 처치 곤란해진 A 씨는 해외여행을 마치며 면세점을 들렀다. 몇 달째 눈여겨 본 립스틱과 향수를 사고 발길을 돌려 향한 곳은 주류 코너. 국내에 들어오면 몇 배로 뛰는 가격에 살 엄두가 안 났던 위스키를 이번 기회에 구매할 생각이다.

대체 뭘 사야 하지?

부모님 선물 하나와 친구들과 나눠 마실 것 하나씩 사려 했는데 진열된 위스키에 손을 뻗기가 망설여진다. 더 이상 검색하느라 애쓰지 말고 이 고민을 한 큐에 해결할 에디터의 위스키 구매 가이드를 살펴보자.
1. 칵테일 용 위스키를 찾고 있는가?

● YES. 시바스 리갈 12년
200년이 넘는 전통적인 블렌딩 기술로 풍미 깊은 맛을 선사하는 브랜드다. 위스키 좀 먹어봤다 하는 사람들에겐 이미 유명하다고. 그만큼 세계적으로 위스키 시장에서 최대 판매량을 자랑하며 그 위세가 높다.
▶특징
중후한 향기와 부드러운 맛. 벌꿀, 사과, 헤이즐넛, 버터 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제품. 스트레이트로 마실 경우 약간 강한 느낌이 있어 칵테일로 즐겨 마신다. 아메리카노를 넣어 마시기도 하며 콜라, 매실 음료 등 다양한 칵테일 레시피가 있다.
● NO. 듀어스 화이트라벨
듀어스는 시바스 리갈보다 대중적이진 않지만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브랜드다. 특히 미국에서 인기가 대단한데, 많은 종류 중 스트레이트로 마신다면 단연 화이트 라벨이다.
▶특징
부드럽고 자극적인 맛이 없어 호불호가 적다. 꿀과 잘 익은 배, 바닐라와 약간의 캐러멜 향이 특징이며 스트레이트로 마실 경우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은 브라우니가 안주로 잘 어울린다.
2. 선물용인데, 자금에 여유가 있나?

● YES. 로얄 살루트 21년
선물용 위스키를 찾는데 주머니 사정까지 좋다면 두말 없이 로얄 살루트를 추천한다. 잘 완성된 작품 같은 보틀 디자인에서 장인 정신을 볼 수 있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생산된 스카치 위스키인 만큼 그 의미도 대단하다. 다양한 색상 버전이 존재하나 한국에서 인기 있는 제품은 레드와 블루. 색상은 달라도 맛과 향은 모두 동일하다.
▶특징
복합적인 과일 향과 은은한 꽃 향, 끝에 퍼지는 스모키 향의 완벽한 밸런스가 디자인뿐만 아니라 맛에서도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다.
● NO. 크라운 로얄
단풍의 나라, 캐나다의 위스키 중 하나로 미국의 위스키 시장에 대 지각 변동을 일으킨 브랜드다. 로얄 살루트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위해 탄생되었다면 이 위스키는 영국의 조지 6세가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이를 기념하기 위해 생산되었다고.
▶특징
전반적으로 로얄 살루트 보다 가볍고 과일 향이 풍성하며 실크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자랑한다. 혀끝에 전해오는 약간의 달콤한 맛이 이 술의 매력. 부담 없이 선물할 위스키를 찾고 있다면 크라운 로얄을 따라올 제품이 없다.
3. 연령대가 높은 분에게 드리는 선물인가?

● YES. 발렌타인 21년
위스키 계의 명불허전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제품. 위스키 애호가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제품으로 연령대가 있는 분들에게 선물한다면 그들의 함박웃음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한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1980년대부터 인기를 타기 시작했는데 이 세대를 겪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제품이다.
▶특징
봄과 여름에 피는 싱그러운 꽃들과 밀도 있게 배합한 과일 향, 그리고 발렌타인 브랜드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스모키 한 맛과 향이 이들의 인기 비결이다.
● NO. 잭 다니엘
발렌타인과 쌍두마차로 위스키 시장에 큰 위력을 자랑하는 브랜드다. 영국에 발렌타인이 있다면 미국엔 잭 다니엘! 이 제품은 특히 사탕단풍나무 숯을 통해 독특한 향과 맛을 내기로 유명, 때문에 버번 위스키가 아닌 '테네시 위스키'라고 특별히 분류하고 있다.
▶특징
숙성 연도가 일반 스카치보다 짧아 목 넘김이 약간 거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잭콕'이라는 칵테일 형태로 즐겨 마시며 미국에서는 콜라와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혼합주라면 다들 레시피 하나쯤은 갖고 있는 젊은 층에게 유독 사랑받는 위스키다.
4. 입문자 용 위스키를 찾는가?

● YES. 조니워커 블랙
위스키를 처음 접해본다면 조니워커 시리즈를 먼저 마셔보길 권한다. 조니워커 시리즈 중 '블랙' 라벨은 조니워커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스모키 향과 마닐라, 과일 등 다양한 향을 술을 마시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게 배합되어 있다. 가격도 같은 급의 타 위스키에 비해 합리적이니 첫 시도로 매우 적합!
▶특징
위스키 자체는 목 넘김이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다. 하지만 타 브랜드에 비해 비교적 부드러운 질감을 보여주어 얼음 몇 조각을 넣은 체 스트레이트로도 즐겨 마신다. 최근 미니 버전도 나오고 있으니 위스키 초보자들, 이번이 기회다.
● NO. 글렌피딕 12년
스코틀랜드의 글렌피딕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명 싱글 몰트 위스키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싱글 몰트 위스키 중 가장 인지도가 높으며 조니워커나 발렌타인처럼 서서히 국민 위스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위스키 입문자들 보다는 어느 정도 마셔본 사람들에게 추천.
▶특징
전통적인 느낌의 위스키로 오크 향이 꽤 강한 편이다. 특유의 톡 쏘는 맛이 나지만 싱글 몰트 계에서 부드럽기로 유명하여 이 이중적인 매력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싱그럽고 비밀스러운 숲이 떠오르는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