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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별한 사워(SOUR) 맥주가 좋아요

나도 모르게 윙크가 찡긋

Editor 김태인 20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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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태인

2020.12.02

레몬 맛 음료나 아이셔 젤리 같은 특유의 새콤함을 좋아하면서 맥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번지수를 제대로 찾아온 게 맞다. 그대들의 인생 맥주가 될지도 모를 '사우어 맥주' 혹은 '사워 맥주' (이하 사워 맥주)를 소개할 거니까. 색다른 맛의 맥주를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도 물론 환영한다. 수많은 맛의 맥주 가운데, 사워 맥주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일 수도 있으니 턱관절에 힘 바짝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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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 맥주에 대하여



사워 맥주(Sour Beer)는 벨기에와 독일 등 유럽에서 처음 만들어진 맥주의 일종이다. 벨기에의 '람빅(Lambic)', 독일의 '베를리너 바이세'와 '고제'등이 잘 알려진 대표 사워 맥주이다. 하지만 이 맥주는 자칫하면 2차 세계대전 이후, 다른 맥주들의 치솟는 성장세에 사라질 뻔했다. 다행스럽게도 1980년대 이후 미국에서 크래프트 양조장들이 성장하며, 사워 맥주에 다양한 맛을 추가하는 변화를 시도했고, 덕분에 한차례 성장을 이뤄낸 맥주라고도 할 수 있다. 고난과 역경을 겪고도 잘 버텨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사워 맥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아직까지 다른 맥주들에 비해 '성장' 단계에 속하는 맥주로, 수입 맥주 가게 또는 크래프트 펍과 같은 작은 규모의 가게에서 맛볼 수 있다. 서울 종로구의 <서울 집시> 그리고 용산구의 <사우어 퐁당> 등의 가게에서도 그들만의 특색이 듬뿍 담긴 다양한 사워 맥주를 만나볼 수 있다.



< Special About Sour Beer >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워 맥주의 가장 특별한 점은 바로 '신맛'이다. 이 신맛은 맥주 양조 과정에서 생성된다. 일반적으로 맥주를 양조할 때, 미생물이나 젖산 같은 물질의 발생을 최대한 배제한다. 그러나 이 사워 맥주는 오히려 젖산의 생성을 부추기는 맥주라고 할 수 있겠다.


오크통에서 오랜 시간 숙성을 거치는데, 이 기간 동안 젖산과 여러 산(acid) 성분이 풍부하게 나타나, 신맛의 맥주가 완성되는 것이다. 심지어는 일부러 야생 효모나 젖산 균을 주입하기도 한다. 그래서 쌉싸래한 쓴맛보다는 레몬 반개 정도를 쥐어짠 즙을 입에 들이붓는 느낌의 신맛이 강하다.


▷ 프랑스의 사워 맥주 '두체스 디 부르고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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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사워 맥주 감상기


개개인의 미각에 따라 신맛의 정도를 받아들이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대개는 와인 맛, 식초 맛 그리고 어떤 이는 쉰 김치에서 나는 신맛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신맛만 나느냐? 그건 또 아니다. 사워 맥주 역시 라거나 에일 맥주만큼이나 다양한 향과 맛을 가지고 있다. 과일 맛이 듬뿍 묻어난 맥주도 있고, 끝으로 갈수록 매콤한 후추 향이나 허브 향이 돋보이기도 한다.



에디터는 맥주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도 신맛 음식을 꽤나 잘 먹는 신맛 마니아다. 그런 에디터 역시 처음 맛보고 살짝 당황한 게 바로 사워 맥주였다. '맥주가 셔 봤자 얼마나 시겠어?'라고 생각했다가, 아주 큰코다친 기억이 있다. 자신 있게 왈칵 들이켰다가 모조리 뱉을 뻔한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입안에 맥주를 가둬놓고 이리저리 굴려 가며 맛보다 보니 엔도르핀이 치솟는 느낌과 함께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기분 좋은 신맛을 느낄 수 있었다. (본인이 미각 변태인 걸까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이 맛있는 사워 맥주를 혼자 마실 순 없지 않겠나 싶어 애호가가 늘어나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사워 맥주의 상큼 美를 전파할까 한다.



사워 맥주님, 제 누추한 위장으로 들어와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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