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바로가기
dim
bar_progress

[인터뷰]이경화 바이어가 전한 세계여성의날, 그리고 와인

와인앤모어 바이어 이경화 인터뷰

Editor 윤은애 2022.03.08

색상 바
색상 바

Editor 윤은애

2022.03.08


특별한 날이거나, 좋은 일이 있을 때 함께 하게 되는 와인. 이름도 어렵고 원산지와 가격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품었기에 알아갈수록 빠져나올 재간이 없다. 우리가 이렇게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섬세한 눈길로 와인을 바라보는 ‘와인 전문가’ 덕분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와인 바이어는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 전문성 있는 여성들이 많아졌고, 그만큼 와인을 더 폭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세계여성의 날이다. 여성들의 활약과 도전이 더 다양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정된 기념일인만큼, 드링킷에서도 주류업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선보인 이경화 와인 바이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와인은 제 하루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와인을 향한 진한 애정을 드러낸 바이어 이경화.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다소 멀리 있던 와인이 어느새 곁으로 다가와 있음을 느낄 것이다. 이하 바이어 이경화와 일문일답.


Q.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신세계L&B가 운영하는 주류전문매장 와인앤모어에서 와인MD와 와인 관련 식품/용품(글라스 웨어, 각종 굿즈, 소소한 술안주) MD를 담당하고 있는 바이어 이경화입니다.


Q. 와인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대학생 때 한 와인샵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재미와 욕심이 생겨 2년 동안 일하게 되었어요. 영상이나 글로 와인을 배우는 것이 아닌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폭넓은 지식을 쌓고, 고객들과 소통한 것이 현재 업무에도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어렵지만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와인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면서 업계에서 일해 보고 싶다는 관심과 꿈이 생겼죠.


Q. 상대적으로 와인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입문자들에게 어떤 와인을 추천해주고 싶은가요?

3만원 미만의 가격대로 다양한 와인을 드셔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말 훌륭하고 맛있는 와인이 많거든요! 아직 본인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지 못하셨다면, 고가의 와인보다는 와인의 가격을 낮추고, 대신 종류를 다양하게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Q.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기 어려운 거 같아요.

레드 와인이 입맛에 안 맞았다면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혹은 드라이한 와인이 안 맞았다면 스위트 와인에 도전해 보세요. 아니면 미국 레드 와인이 입맛에 안 맞았다면, 프랑스 부르고뉴 레드 와인에 도전해 보고, 그 이후에는 입맛에 맞았던 와인과 비슷한 스타일의 와인을 찾아서 마시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와인에 빠져들고, 내 입맛에 딱 맞는 와인들을 찾게 된답니다. 패시지 진판델, 발혼도 까바 브륏, 생클레어 비카스 초이스 소비뇽블랑, 20알데아스 등을 추천해요.


Q. 매운 음식과 와인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요.

와인은 특별한 음식과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시지만, 그렇지 않아요. 저는 모든 음식과 와인을 같이 마시는데요. 간이 센 음식을 제외하고 한식과 정말 잘 어울리죠. 특히 떡갈비, 불고기, 삼겹살 등엔 와인이 빠질 수 없답니다. 또 파스타, 치킨, 피자, 초밥, 회, 족발, 보쌈, 육전 등과도 쉽게 페어링하여 마실 수 있어요. 지극히 개인적인 페어링 추천을 하나 드리자면, 야채곱창과 와인, 특히 내추럴 오렌지 와인과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음식과 와인 모두에 더 감칠맛이 생기는 것 같아요.


Q. 평소 즐겨 드시는 주종도 궁금합니다. 안주도요.

술에 있어서는 편식을 하지 않는데요!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서, 와인, 맥주, 위스키, 스피릿(진/럼) 중 골라 마셔요. 내추럴 와인이나 오가닉 와인을 정말 사랑하고, 특히 스킨 콘택트한 오렌지 와인의 묘한 매력을 좋아합니다. 맥주는 신선한 홉향과 과실향이 듬뿍 느껴지는 뉴잉글랜드 스타일 IPA와, 시큼 쿰쿰한 사워 맥주를 애정하고, 위스키는 도수 높고 풍미가 진한 캐스크 스트렝스 위스키를 사랑합니다. 스피릿은 보드카/데킬라보다는, 럼을 좋아합니다. 저녁 식사와 와인을 즐기는 편이라, 안주를 준비하지 않는데, 와인과 함께 먹기 좋아하는 안주는 회, 야채곱창, 차돌박이, 육전이에요. 그리고 프로슈토를 얹은 멜론, 트러플 치즈, 올리브, 살라미 같은 간단한 안주들을 곁들여 먹어요.


Q. 세계 여성의 날이에요. 와인시장에 여성분들의 영향력이 크다고 알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소믈리에나 와인 교육 강사를 생각하면 여성이 먼저 떠올라요. 현재 한국의 와인 업계만 보더라도 실력 있는 여성 전문가들이 정말 많고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통 업계에 와인 바이어의 대부분이 남성이었는데, 지금은 전문성 있는 여성분들도 많아졌어요. 남녀를 떠나 더 실력 있는 사람이 영향력을 펼쳐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여성의 날 어떤 와인을 마시면 좋을까요?

여성 와인 메이커가 만든 와인이자, 기분 좋은 딸기향과 꽃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도멘 드루앵 던디 힐 피노누아’를 추천해요. 도멘 드루앵은 부르고뉴에서 1880년대부터 와인을 양조하고 판매해온 네고시앙 조셉 드루앵의 3대손 로베르 드루앵과 그의 딸 베로니크 드루앵이 1988년에 미국 오레곤에 설립한 와이너리입니다. 어린 나이에 와인 양조 직업을 선택한 베로니크 드루앵은 현재는 인정받는 와인 메이커가 되었고, 도멘 드루앵은 Wine Spectator에서 ‘오레곤의 가장 뛰어난 3대 피노누아 생산자’ 중 하나로 꼽히게 되었어요.


Q. 이경화 바이어에게 와인은 OO이다!

“축(軸)”이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와인은 제 하루의 시작이자 끝이에요. 일하는 시간 내내, 와인과 관련된 고민, 생각, 결정, 테이스팅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와서도 와인 한잔 마시며 저녁 식사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 버렸어요. 또 스트레스의 원인이자 동시에 해소제이기도 해요. 와인과 관련된 업무를 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받은 날엔, 맛있는 와인을 마시며 행복감을 느끼고 재충전하니, 와인을 축으로 제 하루와 행복이 계속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요(웃음).


사진=신세계L&B 제공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