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맥주는 보리, 막걸리는 쌀, 와인은 포도를 주재료로 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오늘은 일반적인 재료로 만든 술에 특별한 무언가를 더해, 이색적인 술로 재탄생한 세계의 독특한 술을 만나보고자 한다. 대체 이런 재료를 왜 넣은 걸까 하는 질문이 목 끝까지 차오르겠지만, 이를 통해서 언젠가는 또 새로우면서 맛도 좋은 술들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호기심을 유발하는 재료로 만들어진 술들을 소개한다.
* 다만 오늘 소개하는 술은 과거에 한정판으로 출시되었거나,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 제품이기 때문에 이런 술도 있다는 재미 정도로 알아두자.

유니콘의 눈물

가상 현실 속의 동물로 취급되는 유니콘이 이 술의 주요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 유니콘이 존재하는 것도, 유니콘의 눈물이 들어간 것도 아니지만 제품 출시 당시 “수많은 유니콘이 이 술을 만들기 위해 희생되었다”라는 문구로 제품을 홍보했다고 한다. 이 술은 양주로, 먹을 수 있는 은 조각(silver)을 함유해 반짝거림을 나타냈고, 오렌지와 베리 류를 첨가해 맛을 냈다. 이건 꽤 맛있을 것 같은데? 유니콘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착안한 술이라는 점이 독특한 포인트가 아닐까.

우주 보리 맥주

우주 보리 맥주는 2009년 삿포로 맥주의 제조사에서 세계 최초로 생산되었다. 일본과 러시아가 협업하여 러시아 우주 정거장에서 키운 보리로 만든 맥주를 주원료로 한 이 맥주는 ‘삿포로 스페이스 발리’ 맥주이다. ‘우주’라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공간에 다녀온 보리를 재료로 한 만큼, 약 12년 전 당시 6병 기준 13만 원이라는 높은 금액으로 판매되었다. 독특하고 재미난 아이템임은 틀림없지만, 그 맛은 과연 어땠을지 궁금하다.

전갈 보드카

길쭉한 병에 뱀이나 벌을 재료로 한 담금주가 존재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갈이라니! 약간은 무섭기도 하지만 이 보드카는 실제로 판매하고 있는 술이며, 걱정 없이 마실 수 있는 정상적인(?) 술이 맞다. 게다가 취향에 따라서 전갈까지 모조리 씹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전갈이 신기하다고 이리저리 병을 움직이면, 전갈이 병을 퍽 하고 깨고 나올 것 같다. 무서울 정도로 전갈 본래의 형태와 자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전갈 보드카는 스웨덴의 남부 도시 말뫼에는 ‘역겨운 음식 박물관(Disgusting Food museum)에 전시된 이력이 있다.

귀뚜라미 맥주

2020년, 일본의 '조인어스'라는 한 스타트업 회사가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인 한정판 맥주로, 다크에일 종류의 맥주이다. 귀뚜라미는 태국과 같은 아시아권 나라에서 튀김으로 즐겨 먹는 식재료이기도 한데, 맥주 양조 과정에서 구운 귀뚜라미를 첨가해서 맥주를 제조했다고 비결을 밝힌 바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곤충인 귀뚜라미가 들어간 귀뚜라미 맥주. 고소하면서 쓴맛의 초콜릿과 커피 등의 맛을 느낄 수 있고, 독특한 감칠맛이 매력적인 다크 에일이다.
과연 술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