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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캔팅한 와인, 정말 더 맛있을까?

알면 알수록 색다른 와인의 세계

와이넬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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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넬

2020.03.30


만화책 <신의 물방울>을 기억하시는지. 다소 오래되긴 했지만, 10여 년 전 우리나라에 와인 붐을 일으킨 만화다. <신의 물방울>1권에는 주인공이 와인병을 높이 들고 와인을 명주실처럼 가늘고 길게 디캔터에 옮기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이후 여러가지 오해와 논쟁을 낳았는데 특히, ‘와인을 디캔터에 옮기면 무조건 더 맛있어진다.’ 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디캔팅을 하면 정말 와인이 더 맛있어질까?


디캔팅, 왜 하는 거야?


디캔터(Decanter)는 와인을 따라낼 때 사용하는 유리병을 의미하고, 이 행위를 '디캔팅(Decanting)'이라고 한다.

디캔팅을 하는 목적은 두 가지. 첫 째는 오래된 와인 입자들이 뭉쳐 생성된 찌꺼기를 걸러 내기 위해서다. 이 때는 반드시 병 목 하부에 촛불 같은 조명을 사용해 찌꺼기가 디캔터 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 이유는 와인의 맛과 향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다. 생산된지 얼마되지 않은 와인들은 품종과 양조 방식에 따라 떫은 맛이 강하고 향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와인들을 디캔터에 옮기면 공기에 노출되면서 산화과정이 일어나 향과 맛이 빨리 피어난다. 이것을 정확히는 ‘와인이 숨을 쉰다’는 의미의 브리딩(Breathing) 이라고 한다.


어떤 와인을 디캔팅하면 좋을까?


1) 라이트 바디 레드와인

- 피노 누아처럼 라이트한 바디의 와인은 좁은 디캔터를 사용해 공기 접촉을 최소화하거나 병으로 바로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2) 미디움 바디 레드와인

- 말벡, 산지오베제처럼 중간 정도의 바디감을 지닌 와인은 아래쪽이 조금 더 넓은 디캔터를 사용해 향을 조금 더 부드럽고 풍부하게 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3) 풀 바디 레드와인

- 탄닌이 강하고 향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면 아래가 넓은 디캔터에 1시간 이상 브리딩을 거치면 좋다. 공기와의 접촉을 통해 탄닌이 부드러워지고 향도 조금 더 풍부하게 느껴진다.


Tip ) 15~20년 이상 보관된 올드 빈티지 와인들은 찌꺼기를 걸러내는 목적이 아니라면 디캔팅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지나친 공기 접촉이 산화를 촉진시켜 와인의 밸런스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


모든 와인에 디캔팅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남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특히, 만화 <신의 물방울> 처럼 와인병을 높이 들고 가늘에 따르려고 하다가는 입보다 바닥으로 가는 와인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와이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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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소믈리에가 직접 들려주는 와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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