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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한 편 보고, 술 한 잔

술 땡기는 연극 추천

Editor 김진선 20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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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진선

2021.06.08


적막이 흐르는 극장에 불이 켜지는 순간, 이야기는 시작된다. 훤히 비어있던 무대 한 켠은 어느새 누군가의 삶의 공간이 돼 버리고 이름도 몰랐던 인물들의 대화는 곧 내 맘을 쓸어 담는다. 연극은 이처럼 조용하지만 울림이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삶을 뒤흔들 정도의 파장을 일으킨다. 잠잠하지만 깊게 파고드는 연극 한 편에 마시는 맥주 한잔이 더 깊게 흡수되는 이유다.


코로나19로 극장을 찾기 어려운 요즘이다. 하지만 철저한 방역 수칙으로 극장을 지키는 관계자들의 노고로 몇몇 작품은 꾸준히 관객을 만나고 있다. 예전처럼 많은 작품을 만날 수는 없지만, 우리의 마음을 뒤흔드는 연극은 여전히 극장에 존재한다. 연극을 보고 마시는 맥주 혹은 소주 한 잔이 초콜릿보다 달콤할 수도, 한약보다 쓰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작품을 보고 난 후 느끼는 감정은 모두 다르니 말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들이켜게 될 것이다. 에디터가 소개하는 연극을 보고 난 후에는 더더욱 말이다.




빈센트 리버


사진=엠피엔컴퍼니


연극 '빈센트 리버'는 동성애 혐오와 혐오로 인한 범죄에 대해 다룬 작품이다. 동성애 혐오와 혐오에 기인한 폭행 살인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아들 빈센트를 잃은 아니타와 그런 아니타의 주변을 맴도는 미스터리한 인물 데이비의 대화로 이뤄진 2인극이다.


아들을 잃은 아픔과 동시에, 그가 숨기고자 했던 성 정체성에 대한 사실을 마주한 아니타의 얼굴에서 극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다.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데이비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면서 빈센트를 추억하는 이들의 모습 또한 마찬가지다. 더불어 밝혀지는 진실은 무겁고 또 절망적이다. 등 돌릴 수 없는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기에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어떤 배우의 합으로 봐도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 술이 그냥 콸콸콸~~



완벽한 타인


사진=쇼노트


파올로 제노베제 감독의 동명 영화 ‘완벽한 타인’을 원작으로 하는 이 연극은 2018년 한국에서도 리메이크된 작품이다. 개인의 이야기가 담긴 핸드폰을 공유하며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 장면, 그리고 반전 뒤에 밀려오는 감동으로 영화는 6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사랑을 받았다. 식탁이라는 공간에서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를 이끈 배우들의 열연이 주목을 받았던 만큼, 연극에서 어떻게 장면이 구현될지 눈길을 끌었다.


‘완벽한 타인’에도 믿고 보는 배우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예매 고민이 행복한 순간! 유연, 박은석, 정연, 김재범, 박정복, 성두섭처럼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 중인 배우뿐 아니라 장희진, 박소진, 임세미, 이시언 그리고 양경원까지! 드라마를 통해 사랑받고 있는 배우들의 무대 활약도 볼 수 있다는 거! 생각보다 더 재밌다는 후문이 끊이질 않는 ‘완벽한 타인’. 조만간 보러 갑니다!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사진=프로젝트그룹일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2년 만에 관객들을 다시 만나는 작품이다.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19살 청년 '시몽 랭브르'의 심장 이식 과정을 둘러싼 24시간을 그렸으며, 배우 한 명이 시몽 랭브르부터 죽음을 선고하는 의사, 남겨진 가족,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장기 이식 수혜자까지 16명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1인극이기에 더없이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배우들의 호연은 이 같은 감정을 깡그리 무너트린다. 바로 손상규와 윤나무이기 때문이다. 양손프로젝트 멤버로 다양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손상규, 연극과 뮤지컬, 이제는 공중파에서도 만날 수 있는 윤나무이기에 팔딱팔딱 숨을 쉬는 작품이 완성됐다. 올해는 꼭 만나자.


극장 나오는 순간 술 생각 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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