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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 술, 세계적인 명주화의 길 걸어야 할 것"

청산녹수 김진만 대표가 말하는 전통주의 매력

Editor 김진선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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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 술, 세계적인 명주화의 길 걸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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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 술, 세계적인 명주화의 길 걸어야 할 것"

Editor 김진선

2021.01.25


미생물 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생물체의 유전자를 연구하는 학자, 김진만 교수는 전통주 대표로도 활발한 활동 중이다. 전남 장성소재 ㈜청산녹수 양조장의 대표로, 전통주의 문화와 역사적 담론에 의미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주를 향한 남다른 애정이 닿은 청산녹수에서, 김 교수는 직접 술을 빚고 애정을 쏟고 있다. 김 교수는 술 제조방법, 발효, 저장 방법, 전통 누룩 제조 등 양조 관련 다양한 부문에 특허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술의 품질개선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 술의 세계적인 명주화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김 교수. 그를 만나 청산녹수, 그리고 전통주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들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서면으로 진행됐다. 이하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Q. 많은 주종이 있는데, 이렇게 전통주에 대해 매진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전통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전통주란 용어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법적 문화적으로 명확하게 해석된 바는 없어요. 주세법상에는 ‘전통주 지정문화제’와 ‘전통식품 명인’, 그리고 지역농산물로 빚은 ‘지역특산주’를 전통주로 규정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전통주는 우리 땅에서 생산된 곡물을 이용하여 전통누룩을 발효제로 이용하는 전통기법으로 자연발효 하여 만들어진 술을 말하는데 역사와 전통적 세시풍속을 바탕으로 변화하며 발전해 왔죠. 탁주를 포함한 전통 발효주는 곡식의 전분을 효소 당화하여 이를 효모로 발효하는 병행복발효의 결과물이에요. 단발효주인 와인이나 단행복발효주인 맥주에 비하여 매우 복잡한 발효과정을 거치게 되는 거죠. 더욱이 전통누룩을 발효제로 사용하는 경우, 자연계에서 포집한 다양한 야생 미생물에 의한 복합발효과정이 진행되면서, 미묘한 풍미와 특징을 갖게 됩니다. 와인, 맥주, 사케 등의 외국술 들은 우리나라 전통주와 마찬가지로 발효주이나 술빚기에 참여하는 다양한 미생물의 조화로 만들어지는 우리나라 전통주가 훨씬 매력이 크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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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렇게 술 연구를 잇고 있는 이유도 궁금해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특별한 매력이 있을까요?


"대부분의 국내 대형 양조장에서 적용하는 입국 술 빚기 방식의 단일 미생물은 우리나라 전통누룩에 상존하는 미생물이에요. 이를 적용한 우리나라 술 제조 형태이기 때문에 국산 농산물을 사용하는 지역특산주로 발전시키기 위해 과학적 연구를 통한 품질향상이 반드시 필요한 거예요. 누룩을 단독 사용하거나, 누룩으로부터 유래된 미생물과의 조합으로 술 제조를 할 때 미생물 발효라는 매우 복잡한 연관 과학 현상이 일어나요. 우리나라 술 발효보다 비교적 단순한 일본의 사케, 프랑스의 와인, 독일을 포함하는 유럽국가 들의 맥주, 중국의 백주 등의 명주들은 역사와 함께한 문화적 가치에 더해 국가적 연구개발 지원의 결과물인 것입니다. 프랑스의 포도와인연구소, 일본의 주류총합연구소, 독일의 브루잉마이스터 제도, 중국의 국영양조장 등으로 각각 주류의 품질을 세계화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민관의 노력을 통하여 우리술의 세계적인 명주화의 길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Q. 전통주 시장에 대해서도 궁금해요. '전통주= 막걸리'라고 생각하지만 시장은 더 크지 않나요?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중국, 미국 등 문화 및 경제적 선진국은 그 나라의 위상만큼이나 가치를 키워가는 자국의 명주를 가지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한국을 대표하는 술은 없어요. 물론 명문가의 고유한 대물림으로 가양주 문화가 있지만, 일제강점기하의 면허제, 해방 이후에도 넉넉지 못한 식량사정에 의한 양곡관리법의 규제를 받으면서 산업화시대의 동반자인 희석식소주와 맥주의 시장집중도 80%로 편중되어 오늘에 이르렀어요. 이러한 역사적 사회적 환경에 의한 전통방식의 전통주는 현재 전체 주류시장의 0.4%를 차지하면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죠."


Q. 청산녹수는 산소막걸리로 유명한데, 어떻게 이런 혁신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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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막걸리'는 전남대학교에서 미생물과 발효 공학을 전공한 전문 인력 중심으로 구성된 기업부설연구소가 개발한 O2 fermentation technology와, 한국식품연구원이 전통누룩에서 찾은 토종효모 Saccharomyces cerevisiae 98-5 효모예요. 덕분에 부드럽고 상쾌한 맛에 메론 또는 바나나와 같은 순수 발효 향기를 구현하는데 성공했죠. O2 발효기술은 청산녹수의 10년간 전통주 제조 경험과 기업부설연구소의 2년간 연구 결과의 성과물이에요."


Q. 기존 막걸리와 차이가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보통 막걸리가 25도 내외의 상온 단기 발효라면, 산소막걸리 발효방식은 15도 내외의 저온 장기 발효와 10도 이하의 숙성 단계를 거치는 방식이에요. 부드러운 맛과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나나향기와 같은 뛰어난 향기가 특징이고요. 아울러 순수령막걸리를 출시했는데, 이는 맥주 순수령처럼 막걸리에도 순수령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독일이 1516년 맥주에는 '물, 홉, 맥아만 사용해야 한다'는 '맥주순수령'을 발표했듯, 우리 막걸리도 본연의 순수한 맛을 찾기 위해 인공첨가물 없이 오직 쌀, 누룩, 물로만 빚는 막걸리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제품이 '산소순수령'이에요."


Q. 폐교 부지를 재건해 양조장 교육과 실습, 전통주 체험까지...다양한 프로그램과 재미로 전통주 이상의 재미를 전하고 있어요. 폐교를 이렇게 변화시키기까지 시행착오도 있었을 거 같은데 어떤 계획으로 진행하셨나요?


"선진국의 양조장은 단순히 술을 제조장을 넘어 아주 우수한 관광자원으로 부가가치를 실현하고 있어요. 프랑스의 와인, 독일의 맥주, 일본의 사케 양조장들이 국가의 위상에 걸맞게 문화 상품으로서 술을 제조 판매함과 동시에 방문객에게 견학, 시음, 체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하고 있어요. 열린 양조장으로서의 그 나라의 문화 역사 알리미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우리나라도 지역마다 다양하고 찬란한 전통문화와 연결된 술빚기가 유래되고 있어 다양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 지혜로운 선조의 유산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어요. 이러한 우리술 알리기 필요성을 인지한 정부에서 2013년부터 ‘찾아가는양조장’ 사업을 하여 전국에 42개소가 지정되어 있어요. 청산녹수 양조장도 2017년도에 지정되어 국내외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과거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양조장으로 운영하고 있는 거고요. 학교였던 곳을 양조장으로 사용하는 만큼 견학 및 시음은 물론 다양한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Q. 다양한 재료의 막걸리로 놀랐어요. 꿀 이외에도 딸기맛에 스파클링, 편백숲 산소 막걸리, 사미인주 등 리뷰를 보니 만족 뿐이에요. 막걸리계의 신세계, 그리고 병도 너무 이쁘고, 맛도 좋다고요.


"막걸리의 '전통' 이미지를 벗어나 다양한 계층이 즐기는 막걸리를 제조하기 위하여 재료의 선택, 발효방식의 과학화, 디자인 포장의 감각화를 추구하고 있어요. 보통 막걸리는 마트에서 1,000원 대에 판매되는 페트병 포장의 싼 서민의 술로 많이 인식되어 있으나, 와인이나 사케에 버금가는 고급 막걸리도 존재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Q. 막걸리를 제조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곳은 어디인가요?


"제품이 발효에 참여한 미생물을 포함하는 있는 술은 전 세계적으로 막걸리가 유일합니다. 고서에 기록된 주방문에는 청주를 거르고 찌개미에 물을 넣어 거칠게 걸러낸 술이 막걸리라고도 하였는데 현재는 탁한 술이 막걸리입니다. 따라서 보관 음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그 맛은 그야말로 시시각각 변화한다고 봐야 합니다."


Q. 청산녹수 제품 중 가장 애정하는 막걸리는 뭔가요? 청산녹수 막걸리의 특징과 강점은 어떤 점일까요?


"전남 장성산 유기농쌀과 벌꿀로 발효하여 만든 ‘사미인주’는 2019년 전남 전통주 대상을 수여하는 등 청산녹수 양조장의 대표 막걸리예요. 아울러 찹쌀과 멥쌀에 누룩과 물로만 제조한 산소순수령막걸리와 산소스파클링막걸리는 과학으로 빚어낸 신개념의 막걸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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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표님에게도 궁금합니다. 평소에도 막걸리를 좋아하시는지요?아님 맥주나 소주파 이신가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막걸리 중 시음해본 막걸리는 모두 개성과 특유의 맛을 가지고 있어 그 자체로 좋아합니다. 물론 상대방이 원하는 술이 있다면 주종불사입니다(웃음)."


Q. 작년 2020 주류시장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또 올해 2021년을 어떻게 내다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희석식 소주와 맥주로 대변하는 국내 주류시장에서 전통주의 미미한 위치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젊은 층에서 전통주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고무적입니다. 2017년부터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맥주와 막걸리에 한정하지만, 주세의 종량세 시행 등 오랫동안 전통주 산업의 문턱을 낮추거나 없애는 정부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전통주의 관심 확대는 물론 한류와 더불어 외국인에게 우리의 문화상품으로서 전통주가 소개되고 즐기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사진=김진만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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