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 에디터는 분명 ‘알린이(알코올 + 어린이)’ 출신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술자리를 주도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정도. 대체 어쩌다 이렇게 애주가가 된 거야? 에디터가 보고 듣고 겪은, '짠'하고 술잔을 부딪히고 싶은 상황들을 추려봤다.
용기 내고 싶어서 짠!
현실과 드라마 속 모두에서 흔한 상황. 대표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고백을 하기 전, 평소 술을 마시지도 않던 사람이 술을 벌컥 벌컥 들이켜고 “나 너 좋아해!”라는 말을 외치곤 한다. 멀쩡한 정신에 말하기에 용기가 2% 부족한 상황에는 술이 필수! 술… 꽤 괜찮은 녀석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애주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자매품으로 술김에 용기 내어 전 애인에게 ‘자니…?’와 같은 메시지를 보내는 상황도 있다.)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서 짠!
기쁜 날에 술 마시며 축하를 하는 건 ‘국룰’ 아닌가요? 대표적으로 취업이나 이직 성공, 생일과 결혼 등의 상황이 있겠다. 친한 친구나 지인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할 때 “야~ 축하해! 한턱 쏴!”라는 말 저만 들어본 거 아니죠? 기쁜 소식을 전하는 날에는 당장 다음 달 카드 값 따위는 잊고 외쳐버리곤 한다. “오늘은 내가 살게!” 하루하루 기쁜 날마다 축하주를 마시다 보니, 축하 자리에 술이 없으면 서운할 경지에 이르렀다.
내일은 없으니까 짠!
주로 당일치기 여행보다는 1박 이상 숙박을 하는 여행지에서 자주 발생하곤 하는 상황이다. 딱히 다음 날 오전 일정이 없을 때 혹은 일정을 없애도 될 때 (네?) 일명 술 파티 렛츠 고! 집에 갈 걱정도 딱히 하지 않으니 마음 놓고 술을 즐길 수 있다. 냉장고에 음식은 없고 술만 있는 상황도 발생해버린다. ‘네발로 기어가~ 네발로 기어가~ ‘
술이 맛있으니까 짠!
농담이 아니라 요즈음에는 정말 맛있는 술이 너무 많다. 때때로 수없이 많은 술 종류가 진열된 주류 매장에 가면 속된 말로 ‘눈이 돌아버릴 것 같다’고나 할까. 새콤, 청량, 고소, 쌉싸름, 떫은맛은 물론이고 꿀, 꽃, 각종 과일 맛과 향까지…. 말하기도 입 아플 정도로 맛있는 주류들이 많다. 에디터는 본인이 잘 마실 수 있는, 취향을 저격하는 술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마시다 보니 애주가가 되었다.
오늘 왠지 짠...했으니까 짠!
오늘따라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출근길부터 힘들었는데 업무도 내 뜻대로 잘 풀리지가 않고, 퇴근 후 약속 장소에 도착했는데 갑작스럽게 약속도 파토 난 상황. 생각만 해도 화나고 이런 상황에 처한 나 자신이 애잔해지기까지 한다. 울적하고 속상한 마음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지성인은 화를 쌓아두지 않지. 시원한 맥주 한 캔에 마른안주를 질겅질겅 씹으며 혼잣말로 구시렁거려본다. 내 속상함을 풀기 위해서는 술이 필요해! 누가 저 '짠'좀 쳐주세요 -
슬픔이 밀려올 때 짠!
2번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서와 같은 맥락으로 생각해도 되겠다. 애인과 이별을 겪게 되어 슬픔이 밀려올 때 “야 나와 술 먹자”와 같은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꽤나 위로가 된다. “술 마시면서 속상한 거 나한테 이야기해, 내가 위로해 줄게. 많이 속상하겠다”와 같은 긴 말보다 “술 사줄게” 딱 네 글자만으로도 충분하다. 취중진담이라고 술 덕분에 감정에 솔직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 후부터 술의 장점에 더 눈길이 가기 시작하기도 한다.
'짠'하고 싶은 상황, 공감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