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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먹어볼랭] 찬바람 불 때, 일본 라멘

국물이 독특한 그곳, 오레노 라멘

Editor 김보미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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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보미

2022.09.26

편집자주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베스트셀러 ‘미쉐린 가이드’. 공식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잊지 못할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드링킷 에디터들이 나섰습니다. 지극히 대중적이고 평범한 우리에게도 감동을 선사할법한 맛인지 말이죠. 미쉐린 가이드 맛집, 우리가 간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인사동을 찾는다. 3호선 안국역에 내려 북촌 한옥마을이나 창경궁 근처를 산책하고, 쌈지길에서 멋들어진 공예품들을 구경하면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인사동과 인접한 익선동과 계동, 삼청동까지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면, 이제 맛있는 식사를 해야 할 차례다. 인사동에는 맛있는 식당이 참 많다. 여러 가지 요리 중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 2022에 선정된 일본식 라멘 가게, 오레노 라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4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라멘 가게인 오레노 라멘은 합정역 근처에 본점을 두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인사점을 비롯해 강남, 송파에도 분점이 있다. 맛집으로 정평이 난 식당답게 입구에는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이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15~20분 정도를 기다리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줄은 길었지만, 회전율이 빨라 입장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이곳의 메뉴는 총 4종. 시그니처 메뉴인 토리빠이탄(하얀 닭 육수)라멘, 카라빠이탄(매운 닭 육수)라멘, 시오(소금)라멘, 쇼유(간장)라멘을 판매한다. 이중 시그니처 메뉴와 카라빠이탄, 시오 라멘을 주문했다. 가격은 모두 1만 원, 밥과 면 추가는 무료다. 라멘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오픈 키친, 카운터석, 그리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가 일본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닭 육수를 사용한 두 라면을 먼저 맛봤다.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였지만, 표면의 거품이 사그라드니 국물 색이 달랐다. 토리빠이탄 라멘은 우유처럼 하얀 국물, 카라빠이탄은 붉은색 국물이었다. 하얀색 토리빠이탄 라멘은 진한 닭 육수의 맛이 느껴졌는데, 돈코츠 라멘에 비해 기름지지 않고 담백한 맛이었다. 고소하고 크리미하지만 부담스러울 정도로 느끼하진 않았고, 통후추 맛이 강한 닭 차슈가 잡내를 잡고 맛의 밸런스를 맞추는 듯한 느낌이었다.


카라빠이탄 라멘은 토리빠이탄 라멘의 고소함에 매운 양념이 더해진 맛. 매콤한 맛이 나긴 하지만, 얼큰하다고 느낄 정도로 맵지는 않았다. 고명으로 올라간 채썬 목이버섯, 반숙 달걀과의 조화가 특히 훌륭했다. 먹음직스러운 빛깔로 익은 달걀노른자가 진하고 고소한 국물과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큼지막한 차슈를 추가한 시오 라멘은 앞서 맛본 두 라멘과는 결이 다른 느낌이다. 맑은 국물은 텁텁하지 않으며 똑 떨어지는 맛이다. 간도 적당해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국물을 한 모금 맛보면, 가다랑어포의 풍미와 함께 슬라이스 라임의 산미도 약하게 느껴진다. 이렇게나 다양한 맛이 입안을 스쳐 지나가는데, 끝맛은 신기할 정도로 깔끔하다. 면발은 가늘고 쫄깃한 편. 시오 라멘을 한 번도 맛본 적 없다면, 이곳에서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깊은 맛을 간직한 닭 육수 베이스의 라멘, 그리고 단순하지만 깔끔한 맛의 라멘을 맛볼 수 있는 오레노 라멘. 정성 가득, 공을 들인 국물 맛에서 라멘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한 국물이 당기는 선선한 날씨에 잘 어울리는 곳이니, 가을 산책을 즐기다 배꼽시계가 울릴 때 방문해 보길 바란다. 먹짱이라면, 이곳을 목적지로 삼고(?) 산책 루트를 짜 보는 것도 좋다.



사진=김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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