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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2주 동안 끊었더니 생긴 변화

카페인 수혈, 이제 어쩌죠?

Editor 김진선 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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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진선

2020.11.02


평균 하루에 커피 2잔(벤티 사이즈)을 마시던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어요. 바로 속 쓰림. 감당하지 못하는 매운맛 음식을 먹고 난 뒤 느끼는 쓰림보다, 더 힘든 고통이 이어진 거죠. 그래서 결심할 수밖에 없었어요. 커피를 끊어보자고.


전 그야말로 아메리카노 없이는 하루도 버틸 수 없던 카페인 노예였어요.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도 커피 한 잔은 기본이었고, 기분 따라 두잔 이상은 늘 마셨어요. 매장마다 달라지는 아메리카노의 참맛을 알아갈수록, 커피에 대한 의존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졌죠. 한여름 더위를 한 방에 날려주는 아이스아메리카노, 추위를 녹여주는 향이 진한 따뜻한 아메리카노까지(겨울에 아이스를 마시는 얼죽아이기도 했어요). 얼음이 녹아 연한 맛이 되어도, 그 맛대로 느낄 수 있던 아메리카노의 풍미.


아메리카노는 물보다도 가까운 제 반쪽이었어요. 출근하고 졸음이 몰려올 시간에 한 모금만으로도 '캬-'하는 개운한 소리, 정신도 함께 '확-' 드는 그 순간에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그래서 커피 끊기는 생각보다 '더' 어려웠어요. 한 이틀 정도는 한 잔 정도만 연하게(물에 아메리카노를 섞어) 마셔 봤지만, 자꾸만 진한 향이 그리워졌죠.


몽롱한 하루의 끝은 꿀잠


커피를 느낄 수 없게 되자 몽롱함이 찾아왔어요. 잠이 덜 깬 듯한 무거움이요. 하지만 밤에는 꿀잠을 잘 수 있었어요. 물론 커피를 마실 때처럼 드라마 같은 꿈을 꾸긴 해도, 얕은 잠에서 오는 피로감이 덜해졌어요.


누가 깨우더라도 현실로 돌아오는 시간이 더 길어졌달까요. 그렇다고 아침이 그렇게 상쾌하지도 않아요. 그저 몽롱할 뿐이죠. 피로가 누적됐기에 느끼는 감정인지, 커피와 고별인사를 해서인지는 생각하기 나름일 거 같아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커피 한잔한다면 이 몽롱함은 태양 빛에 녹아버리고 마는 눈처럼 조용히 자취를 감출 거 같아요.


대체 음료로 택한 다양한 종류의 차


차를 즐겨 마시는 후배의 소개로 차에 입을 대기 시작했어요. 페퍼민트, 히비스커스부터 시작했죠. 루이보스차도요. 차 나름의 향과 맛도 꽤 좋더라고요. 입안에 상쾌하게 퍼지는 페퍼민트 차의 향부터 새-콤하고 예쁜 색으로 즐거움을 느끼게 한 히비스커스, 익숙한 향인 듯 하지만 새로운 루이보스차까지. 골고루 맛봤어요. 몸에 익숙해진 커피는 마시지 않으면 몸이 요구하는 듯한 '중독성'(마치 몸이 커피를 부르는 듯한)이 들었는데, 차는 그저 맛있는 물 느낌이었어요.


약 열흘이 지나자, 지나가는 커피만 봐도 눈길이 가고, 차로는 만족이 안 돼 데자와를 마시기도 했어요.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바나나베리, 잉글리쉬블렉퍼스트, 캐리비안아일랜드를 구매했어요. 바나나베리의 상큼하고 달달한 맛, 기분 전환에 좋은 잉글리쉬블렉퍼스트, 향긋한 향이 일품인 캐리비안아일랜드까지.


하지만 2주가 지나가니 커피 향이 지나치게 그리워졌어요. 카페인은 중독성이 강하지 않는다고 하던데...전 그저 커피 중독인가요(눈물)


요즘엔 다시....

카페인을 달고 살다가, 끊으면 오는 부작용 중 하나가 바로 '지나친 피로함'이라네요. 그래서 전 그 피로함을 못 견디고 다시 아메리카노를 입에 달고 있답니다(역시...). 하지만 속 쓰림을 방지하기 위해 예전처럼 2잔 이상은 마시지 않고 나름의 조절을 하고 있어요. 커피 한 잔에 말똥말똥한 정신, 피할 수 없는 유혹이었거든요(눈물). 하지만 쌀쌀해지는 날씨라, 레몬티, 유자차도 마시며 커피와 거리두기를 진행 중입니다.


숙면하고 싶은 날은, 커피를 참고 맥주를 마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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