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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늘부터, 전통주 '구독' 합니다!

'술담화' 이재욱 대표 인터뷰

Editor 김보미 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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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보미

2020.10.15

정말이지, 모든 것을 구독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도시락이나 이유식은 물론이고, 취미 생활을 위한 키트나 내일 입을 옷도 신청 버튼만 누르면 집 앞으로 배송되죠. 주류 역시 구독이 '대세'입니다. 직접 사러 가지 않아도 큐레이션을 거친 다양한 종류의 술들이 소비자를 찾아옵니다.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주종을 소개하고, 시도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서비스죠.


이번에 소개해볼 기업 역시, 전통주 구독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곳입니다. 매달 전통주를 집 앞으로 보내 주고, 우리 술만의 매력을 전해 주는 곳이죠. '부어라 마셔라'하는 술자리가 아닌 다채롭고 새로운 음주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기업, '술담화'의 이재욱 대표를 만났습니다.




Q. '술담화'는 어떤 곳인가요.


술담화는 소통의 가치를 발굴해 문화적 가치를 지닌 우리 술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하는 기업입니다. 기업명 '술담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술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 품질적으로 우수한 술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음미하는 음주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고자 합니다.


Q. 한국 전통주를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이 술담화의 매력인 것 같아요. 우리 술만을 다루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우연히 전통주 엑스포에 다녀온 후 우리 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온라인에서 직접 전통주를 구입하려고 하니, 온라인 판매가 허가되었음에도 UI/UX(이용자 환경), 주류 큐레이션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죠. 이 부분을 보완해 2,000 종류가 넘는 우리 술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오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전통주는 물론, 요즘엔 트렌디한 스타일의 전통주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거든요. 우리 술에는 지역과 양조장에 따라 모두 다른 스토리가 얽혀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과 함께 전통주를 소개하고 싶었어요.





Q. 한 가지 아이템이 론칭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주기적으로 양조장에 방문하며 생산 과정과 원재료 스토리를 접하고, 양조장 대표님께 새로운 전통주 출시 소식 등을 듣습니다. 더 좋은 술을 선별하고자 술담화 팀원들은 모두 전통주 소믈리에 수업을 듣고 있죠. 큐레이션 과정을 마친 뒤에는 직접 스튜디오 촬영과 상세페이지를 작성합니다. 상세페이지에는 맛, 향, 어울리는 안주, 음용 및 보관 방법 등 해당 술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요약 노트가 담겨 있기에 특별히 신경 쓰는 편입니다.


Q. '전통주는 올드하다'는 편견을 깨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로고, 웹 사이트, '담화박스'등을 통해 표현되는 술담화의 브랜드 이미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습니다. 초창기의 브랜드 로고를 바꾸고, 전통주 웹사이트에서 흔히 사용되지 않는 컬러로 UI를 구성했습니다. 또, 전통주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전통주를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하며 우리 술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SNS를 통해 구독자분들과 소통하고,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지요.



술담화의 '담화박스'.


Q. 술담화에서 운영하는 주류 구독 서비스, '담화박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담화박스'는 매달 소비자가 직접 술을 구입할 때보다 약 15%가량 더 저렴하게 책정된 구독료로, 매월 전통주 2~4병을 큐레이션과 함께 받아보는 구독 서비스입니다. 결제되기 전 당월 술에 대한 힌트(주종, 맛의 특징, 유통기한, 도수 등)를 통해서 이번 달 술을 받아 볼지, 쉬어 갈지, 혹은 취소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담화박스에는 전통주와 제품에 대한 큐레이션 카드, 술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담은 '담화피디아'가 담겨 있어요. 제품 큐레이션 카드와 '담화피디아'는 모두 술담화에서 자체적으로 제작됩니다. 랜덤으로 테마에 어울리는 안주 혹은 숙취해소제를 추가하여 풍성하게 구성하는 편이에요.


Q. 어떤 계기로 주류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전통주를 알리며 온라인에서 판매를 하기 위해, 처음에는 일반 오픈마켓 형태의 이커머스를 시도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창업 초기비용이 컸고 전통주에 대한 편견을 깨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 문득 구독 서비스를 떠올리게 되었어요. 전통주를 직접 고를 필요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큐레이션과 함께 받아보는 서비스라면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이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전통주를 소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술담화의 10월 담화박스.


Q. 담화박스의 콘셉트가 매달 달라지는데, 특별한 큐레이션 기준이 있나요?


계절이나 그달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 등을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여름에는 더운 날 마시기 좋은 술이나 기력 보충에 좋은 술을 준비하고, 추석이 있는 가을에는 차례주로 사용할 수 있으면서 온 가족이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담화박스를 구성하죠. 박스 안에 담기는 술의 가격과, 품질 역시 객관적으로 평가해 준비합니다. 지난달에 보낸 담화박스의 주종과 맛도 고려하고요. 지난 달에 와인을 보냈으면, 이번 달에는 증류주를 보내고, 다음 달에는 달콤한 탁주를 보내는 등 밸런스를 맞추고자 노력합니다. 소비자들이 인생 술을 찾아가는 과정을 간편하고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 이런 기준을 세우게 되었어요.


Q. 10월 담화박스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10월 담화박스는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구성으로 준비해 보았습니다. 밤, 사과, 잣으로 만든 총 4병의 우리 술과 밤 스낵, 숙취해소제를 넣어 풍성하게 기획했어요. 공주산 밤으로 만든 프리미엄 밤 증류주, 의성 사과 와인을 발효시켜 만든 애플 사이다 2병, 홍천 황잣으로 만들어진 황잣 막걸리로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Q. 술담화에서 제공하는 '양조장 투어'나 양조장 스토리텔링은 어떤 취지에서 시작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술담화는 전통주가 낯선 이들에게 우리 술을 알리는 '큐레이터'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전통주'라는 아이템에는 매력적인 스토리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이것을 친숙한 형태의 콘텐츠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카드뉴스 형식으로만 술을 소개하다가, 소비자에게 보다 재미있고 친근하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느껴 영상 형식의 콘텐츠도 만들게 되었어요.


Q. 전통주 시장이 성장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요?


제조와 유통 단계가 소비자 친화적으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제품은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우리 제품은 숙취가 없습니다'라고 소개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흥미 있어 할 만한 가격에 멋진 디자인과 스토리가 담겨 있으면 어떨까 싶어요. 소비자의 입장에서 고민해 보는 업계가 된다면, 성장은 자연스레 이루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Q. 술담화가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음식과 상황에 따라 술을 다채롭게 음미하는 세상이 오도록 하는 것이요. 그리고 해외 시장에 우리 술에 대한 수요를 창출해 양조장들이 해외 유통에 접근하는 과정을 수월하게 하는 것이 술담화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사진=술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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