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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가 해장하는 법 (유럽·아메리카 편)

청어절임에 츄러스까지..이게 해장이 된다고?

Editor 송윤정 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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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송윤정

2020.01.07


지난 포스팅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재미난 해장국을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서양 해장음식을 준비했다. 연말연초를 맞이해 해외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을텐데 아래에 언급한 나라를 가게 된다면 이 포스팅을 주목하자.


비주얼에 한 번, 맛에 두 번 놀랄만한 서양식 해장 음식! 기억해 두었다가 여행가서 꼭 먹어보기!




롤몹스 (독일)




놀랐는가? 나도 놀랐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것이 맞다. '세계에서 가장 악취가 많이 나는 음식 베스트 10'에 포함되는 강력한 포스를 내뿜는 청어절임, '롤몹스'이다. 가시를 제거한 청어를 소금과 후추, 식초 등에 절인 뒤 다진 양파와 피클을 넣고 돌돌 말아 나무 꼬치로 고정해놓고 핑거푸드처럼 집어 먹을 수 있다.


청어에는 알코올 분해를 돕는 '아스파라긴산'과 '메티오닌' 등이 풍부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한 등푸른 생선에 많은 '오메가3', 'DHA' 등이 있기 때문에 뇌세포 회복과 두통 감소에도 효과적이다. 독일 뿐만 아니라 여러 북유럽 국가의 대표적인 해장 음식이라고 하니 나 대신 누구 도전해 볼 사람?



블러드 마리 (영국)




마치 피(Blood)를 연상시키는 이 음료는 토마토 주스 위에 보드카를 뿌려 태운 영국의 대표적인 해장술이다. 한국에서도 과음한 다음 날 속을 풀기 위해 또 다시 알코올로 달래는 분들이 많은데, 영국도 우리와 같은 민족인가보다. 블러드 마리 속의 보드카가 일시적인 마취 효과를 나타내 위장의 고통을 줄여준다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토마토에 함유된 '라이코펜'이 알코올 분해 시 생성되는 독성물질의 배출을 도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영국인들은 과음한 다음 날 블러드 마리 한 잔에 베이컨을 듬뿍 추가한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를 먹는다고.




에스프레소 (이탈리아)




'모닝 에스프레소'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탈리아인들은 해장도 에스프레소로 한다. 에스프레소는 '이뇨 작용'을 촉진해 체내에 쌓인 알코올과 노폐물을 빠르게 배출시키는데,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이 몽롱한 정신을 순간적으로 각성시켜준다고 한다. 이탈리아인들은 이것이 술이 깨는 효과라고 믿는다고.


하지만 빈 속에 쓴 에스프레소를 몇 잔씩 들이부었다가는 역효과가 나기 십상! 그래서 또 하나의 해장법으로 토마토가 잔뜩 든 피자나 파스타를 먹는다. 향기로운 에스프레소 한 잔에 군침 도는 마르게리따 한 조각으로 해장이 된다니. 뭔가 이탈리아스럽다.



추로스 (스페인)





스페인 사람들의 추로스 사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더니 스페인에서는 해장할 때도 추로스를 먹는다. 초콜릿에 찍어 먹거나 핫초코와 함께 먹는데 생각보다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평이다.


해장은 '국물'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는 다소 의아할 수 있겠지만, 초콜릿에 함유된 '타우린'과 '카테킨' 성분이 알코올 분해를 돕는다고.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간식과 해장으로 애용된다니 과연 국민 간식이라 불릴 만하다.




피클 국물 (폴란드)




피클도 아니고 피클 '국물'을 마신다? 그렇다. 새콤달콤한 오이 피클즙에 든 염분과 수분이 이뇨 작용을 촉진시켜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해장을 하려는 사람을 위해 따로 피클 국물만 넣은 병 음료를 판매한다고 하니, 꽤나 많은 폴란드인들이 찾는 해장법인가 싶다.


피클 국물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사람들은 피클 국물에 든 칼륨과 나트륨이 체내의 부족한 전해질을 채워주고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고 주장한다. 폴란드에서는 피클 국물 외에도 요구르트나 우유를 마셔 숙취 해소를 한다고 하는데... 효과가 비슷하다면 먹기 편한 게 좋지 않을까. 오이 싫어하는 사람(=에디터)은 어떡해..?




라솔 (러시아)





보드카의 나라로 유명한 러시아의 대표적인 해장 음식은 '라솔(Rassolnik)'이다. 양배추와 오이 피클을 절여서 수프 형태로 끓여 먹는데 오이의 90%를 차지하는 수분이 과음으로 인한 탈수 현상을 막아 주고, 이뇨 작용을 촉진해 알코올의 체외 배출을 도와준다. 또한 오이에는 비타민C가 풍부해 숙취로 인한 피로 회복에 좋고, 양배추는 알코올 인해 손상된 위벽을 보호해준다니 이쯤되면 오이는 슈퍼푸드가 아닌가 싶다.


야채스프와 비슷한 비주얼이지만 피클을 끓였다고 하니 글쎄? 맛이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러시아 가서 보드카 진탕 마신 뒤 라솔 한 사발 해보신 분?




프레리 오이스터 (미국)




'들판의 굴'이라는 뜻을 가진 프레리 오이스터는 미국의 대표적인 해장 음식이다. 남다른 비주얼에 약간 쇼킹할 수 있지만 만들기는 매우 쉽다. 달걀 노른자 1개, 굴소스 1스푼, 케첩 1스푼을 넣고 그 위에 식초와 후추를 살짝 뿌려주면 끝.


프레리 오이스터는 마시는 방법이 있다. 올드 패션 글래스에 달걀 노른자가 터지지 않도록 단숨에 들이키는 게 포인트.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에도 등장할 만큼 유명한 해장법이라고. 실제 미국인들은 프레리 오이스터에 진을 섞어 해장술로 먹기도 한다.




메누도 (멕시코)


출처_instagram @benn_choi


역시 해장의 최고봉은 내장탕인건가! 이번엔 멕시코식 내장탕이다. 멕시코 고추 2가지를 넣어 만든 특제 칠리 소스에 소의 내장과 발, 허벅지살을 넣고 4시간 동안 푹 끓여낸 메누도는 한국의 내장탕과 비주얼이 흡사하다. (반갑다 내장탕아!)


최대한 맑은 고기 육수를 얻기 위해 끓이고 버리기는 과정을 반복해야 할만큼 손이 많은 음식이기도 하다. 얼큰한 국물과 보들보들한 고기, 쫄깃쫄깃한 내장의 환상궁합! 해장을 뛰어 넘는 몸보신 음식이다.




오레가노 차 (에콰도르)




‘기쁨의 신’이라는 뜻을 가진 오레가노는 톡 쏘는 시원한 향이 특징인 '꽃박하'다. 지중해 음식에 널리 쓰이는 오레가노는 셰프들이 사랑하는 향신료이기도 하다. 오레가노에 있는 티몰 성분은 방부, 진통, 진정, 강장효과가 있는데 과거 그리스·로마시대부터 의사들이 치료용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오레가노를 끓여 차로 마실 경우 위장을 진정 시켜주고, 멀미와 두통 완화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오한에 걸렸을 때나 류마티즘 관절염을 앓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이 정도면 만병통치약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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