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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맛, 칼레스

치약 아닙니다. 대구알 스프레드입니다.

Editor 김보미 202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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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보미

2022.07.26

편집샵이나 식료품점에 자주 들르는 사람이라면 이 파란색 튜브를 자주 보았을 것이다. 꽤나 힙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이 파란색 튜브의 이름은 ‘칼레스’다. 치약처럼 생겼지만 칫솔 위에 짜는 행위(!)는 절대 안 된다. 치약이 아니라, 훈제 대구알 소스니까.



스웨덴 가정집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스웨덴 국민 스프레드’ 칼레스는 노르웨이해에서 채취한 대구알과 감자 플레이크, 토마토 페이스트 등으로 만들어졌다.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비영리 단체인 ‘국제해양관리협회’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칼레스 튜브를 볼 때마다 항상 궁금했던 것이 있다. 도대체 이 남자아이는 누굴까? 알고 보니, 칼레스를 탄생시킨 CEO의 아들이라고 한다. ‘칼레’ 역시 당시 스웨덴에서 가장 흔했던 남자아이 이름이라고. 한국어로 ‘철수’ 같은 느낌!



자, 그럼 이제 맛을 볼 차례. 연고를 처음 사용할 때처럼, 빨간색 뚜껑 끝으로 입구를 뚫어서 짜 먹으면 된다. 비주얼은 분홍빛을 띠고, 작고 불투명한 알들이 보인다는 점에서 튜브에 든 명란과 비슷하다. 하지만 맛은 다르다. 명란보다는 말린 오징어로 만든 스프레드에 가깝고, 훨씬 더 짭짤하다. 먹자마자 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이 짜디짠 칼레스. 무엇과 함께 먹을까 고민하다, 찰떡궁합을 자랑한다는 크래커와 삶은 달걀에 곁들여 보았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한국인은 밥심이니까 칼레스로 덮밥도 만들어 봤다.


칼레스+크래커


담백한 카나페 과자인 ‘피타 크래커 씬즈’에 칼레스를 소량 짜서 발라 봤다. 고소한 맛의 크래커에 칼레스가 더해지니 바다 향이 더해진 새우깡과 자갈치 과자 같은 맛이 난다. 맥주를 부르는, 짭짤하고 고소한 바로 그 맛이다. 크래커에 칼레스만 발라 줘도 맥주가 술술 넘어가는 훌륭한 안주가 되지만, 좀 더 근사한 카나페를 만들어 보고 싶다면 어린잎 채소나 오이, 치즈 같은 재료를 곁들여 보자. 크래커는 짠맛이 없고 담백한, 약간 싱거운 맛이 나는 걸 골라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 것!


칼레스+삶은 달걀


칼레스와 삶은 달걀이라니. 처음엔 의심스러웠으나, 한 입 맛본 후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소금만 찍어 먹었을 때보다 감칠맛이 훨씬 풍부하다. 소금을 찍은 듯 짭짤한 맛에서 시작해, 바다 내음으로 마무리된다. 비린 맛이 약간 남긴 하지만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니다. 특히 텁텁한 노른자와의 궁합이 매우 훌륭하다. 폭신폭신한 오믈렛이나 스크램블, 달걀말이를 만들 때 넣어도 좋을 것 같다. 지금 냉장고에 잠자고 있는 칼레스가 있다면, 당장 달걀 요리에 넣어 보도록 하자.


칼레스 덮밥


스웨덴 사람들은 아마도 몰랐을 것이다. 칼레스가 밥과도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명란 덮밥을 만들 때처럼 달걀 스크램블과 김가루, 파 약간을 넣어 준 뒤 칼레스를 입맛에 맞게 짜 주면 칼레스 덮밥이 완성된다. 맛은, 명란 덮밥과 비슷하다. 아보카도를 더해 아보카도 칼레스 덮밥으로 즐겨 봐도 GOOD. 다만 명란마요처럼 부드럽지는 않기 때문에, 명란마요 덮밥과 흡사한 맛을 내고 싶다면 칼레스와 마요네즈를 1:1 비율로 섞어 소스를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칼레스 너, 만능 스프레드구나?


사진=김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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