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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먹어볼랭] 70년 내공이 담긴 설렁탕, 먹어 본 적 있어요?

설렁탕 전문점 ‘마포옥’ 방문기

Editor 김보미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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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보미

2022.06.23

편집자주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베스트셀러 ‘미쉐린 가이드’. 공식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잊지 못할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드링킷 에디터들이 나섰습니다. 지극히 대중적이고 평범한 우리에게도 감동을 선사할법한 맛인지 말이죠. 미쉐린 가이드 맛집, 우리가 간다!

무더운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잊지 말고 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뜨끈한 고깃국으로 몸을 보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여름을 무사히 나기 위해, 드링킷 에디터들이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설렁탕집을 찾았다. 이번 <미슐랭 먹어볼랭>의 주인공은, 1949년 개업 이후 3대째 마포 먹자골목을 지키고 있는 마포옥이다.




이곳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마포역 1번 출구에 내려 ‘마포 음식 문화거리’라는 이름이 붙은 토정로를 따라 걷다 보면,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었음을 알리는 붉은색 표식을 단 가게가 바로 눈에 띈다. 그곳이 마포옥이다.




마포옥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다섯 차례나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이름을 올렸다. 가게 내부에는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었음을 알리는 인증서가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



양지, 우삼겹, 차돌박이가 들어간 설렁탕이 주 메뉴다. 한우 양지머리와 차돌박이, 사골만을 고아낸 육수에 고기를 듬뿍 얹어 낸다. 국물에 토렴한 밥과 국수가 탕에 함께 들어가 있다. 가격대는 다소 높은 편이다.



설렁탕을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다양한 종류의 김치가 상에 올랐다. 설렁탕에 빠질 수 없는 깍두기, 시원한 겉절이, 신김치와 맛있게 익은 파김치가 준비됐다. 이 중, 에디터들의 탄성을 자아냈던 것은 바로 파김치. 파의 알싸한 맛과 칼칼하고 짭짤한 양념, 아삭한 식감까지, 밥 한 그릇은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맛이었다.



‘설렁탕’ 하면 으레 떠오르는 뽀얀 국물이 아닌, 맑은 국물이 이곳 설렁탕의 특징이다. 양지머리, 차돌박이, 사골을 제외하고는 잡뼈나 부속물을 넣지 않는 것이 비결이라고 한다. 후후 불어 한 숟가락 떠 먹어 보면 70년 전통의 내공이 느껴지는 국물 맛에 ‘크으’ 소리가 절로 난다. 찐득하지 않고, 개운하면서 똑 떨어지는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왼쪽부터 차례로) 양지, 우삼겹, 차돌박이

두툼하게 썰린 고기는 질기거나 퍽퍽하지 않고, 육즙을 완전히 가둔 듯 부드럽게 결이 살아 있다. 누린내도 나지 않는다. 파와 간장, 후추를 섞어 만든 양념 소스, 그리고 밑반찬으로 차려진 파김치와의 궁합이 매우 좋다. 양지가 담백한 맛이라면, 지방이 많은 부위인 우삼겹과 차돌박이에선 진한 감칠맛과 함께, 양지에 비해 좀 더 농후한 맛이 난다. 우삼겹과 차돌박이의 경우 입맛에 따라 다소 기름지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주문 시 참고하자.


토렴 과정을 거친 밥에는 소고기 국물의 구수한 맛이 진하게 배어들어 있다. 국수도 마찬가지다. 따로 공깃밥을 주문해 국물에 말아 먹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뜨끈한 국물과 함께 밥 한 술 크게 떠, 소스를 찍은 고기 한 점과 파김치를 올려 먹으면···



··· 막걸리가 절로 생각난다. 소주도 좋지만, 쌀의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막걸리와 뜨끈한 설렁탕의 조합은 가히 환상적이다. 이곳에선 마포구에 위치한 대흥동 양조장에서 만든 ‘공덕동 막걸리’를 맛볼 수 있으니, 설렁탕과 함께 주문해 반주로 곁들여 보는 걸 추천한다.



착한 가격대는 아니지만, 음식의 질과 양 모두 만족스러웠다. 70년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 5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를 단번에 깨닫게 해주는 맛이었다. 반찬으로 제공되는 김치부터 주 메뉴인 설렁탕까지, 빠지는 것 없이 훌륭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건강한 음식으로 몸을 보하고 싶다면 이곳에 들러 보자.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사진=김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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