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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단맛, 몽블랑타임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만나는 시즌 디저트

Editor 이현정 202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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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현정

2021.10.29


어느덧 수확의 계절, 가을이다. 가을 하면 각종 과일이 제철이라며 온갖 디저트에서 풍미를 뽐내는 계절이다. 사과, 배, 감, 무화과. 특히 밤은 가을 디저트에서 빼놓을 수 없다. 몽블랑. 밤을 넣은 그 달콤한 풍미는 가히 가을을 압축한 것만 같다.


몽블랑은 원래 프랑스의 산 이름이다. 산이란 뜻의 몽(Mont), 그리고 하얗다의 블랑(Blanc). 즉, 하얀 눈이 쌓인 산을 가리키는 말에서 파생된 디저트다. 아마 동그랗게 크림을 쌓아 올린 디저트가 눈 덮인 산 같아서 그렇게 붙인 이름인 듯하다. 예전에는 아는 사람만 먹는 디저트였는데 어느덧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희소한 디저트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다양한 디저트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셈이다.




오늘은 대한민국 투톱 카페라 할 수 있는 두 곳에서, 시즌 디저트로 몽블랑을 출시해 이 자리에서 소개하려고 한다.






투썸 플레이스(Twosome Place)

투썸 플레이스는 케이크 명가다. 물론 전문 수제 케이크 집과 비교하면 당연히 아쉬울 수밖에 없지만 공산품 케이크 중에서는 선호도가 높은 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몽블랑이 출시되었을 때 내심 기대가 되었다.





진열대에 놓여있는 몽블랑. 동그란 모양이 밤처럼 무척 귀엽지만 아쉽게도 홀케이크다. 언젠가 부자가 돼서 케이크 한 판을 다 먹는 날을 꿈꾸며 조각 케이크로 주문해봤다. 곁들이는 아메리카노 한 모금. 케이크 모양새는 홀케이크에서 조각으로 잘라낸 것과 같다. 그리고 상단에는 밤 조림이 올라가 있다.






가을 웜톤빛을 띤 보드라운 마론 크림, 중간에는 크림과 케이크 시트가 겹겹이 쌓였다. 역시, 달다. 하지만 디저트란 모름지기 단맛으로 먹는 것. 기존의 몽블랑보다는 케이크 시트가 두꺼워 조금 퍽퍽한 감이 있지만, 밤 특유의 짙은 단맛은 충분히 담겨있다. 숭늉같이 개운한 커피도 잘 어울릴 거 같지만, 홍차처럼 목 넘김이 부드럽고 따뜻한 음료에 어울릴 듯했다.


스타벅스(Starbucks)



스타벅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가 오간 카페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접근성이 좋은 만큼 평균적인 맛을 선보인다. 디저트류도 매 시즌마다 새로운 콘셉트로 선보인다. 가을을 맞아 역시 스타벅스에서도 몽블랑을 선보였는데 독특하게도 치즈케이크라는 수식이 붙었다.





생김새부터 투썸하고 다르다. 투썸이 기존 몽블랑과 비슷한 타입이라면. 스타벅스의 몽블랑은 치즈케이크에 더 가깝다. 그래도 위에 박힌 동그란 밤 조림이 “나 밤 디저트예요”하고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증명해주고 있다.





마론 크림보다는 치즈케이크의 꾸덕하고 짭짤한 맛이 먼저 입을 채운다. 마론크림이 은은하게 밤의 단맛을 가세하지만 치즈의 끈적한 맛이 전체적인 풍미를 압도한다. 밤 특유의 담백하고 구수한 단맛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지도. 하지만 치즈케이크를 좋아하고 밤도 좋아한다면 이 독특한 조합을 반길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뜨거운 아메리카노랑 잘 어울린다.






발품을 팔지 않아도 근사치에 가까운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시대다. 이름부터 희소했던 디저트가 프랜차이즈의 영역에도 하나둘 등장하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다. 희소한 경험을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니까.


비록 미식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는 아쉽겠지만 내년에는 좀 더 맛있는, 그리고 내후년에는 더 맛있는 시즌 디저트로 돌아오길 내심 기대해본다.


사진=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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