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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했던 모든 닭들에게

P.S I Love You 닭이 있어 소중한 복날

Editor 이유진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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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유진

2020.07.13

소서(小暑)와 대서(大暑) 사이,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 시기를 '초복'이라 부른다. 올해의 초복은 곧 다가오는 7월 16일로 중복은 7월 26일, 더위가 한 풀 꺾이는 말복은 8월 15일이 되겠다. 그래서 '삼복'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닭'이 아닐까? 오늘은 초복 맞이, 에디터가 그동안 먹었던 닭들을 소개한다. 본격 닭 먹부림 총결산, 내가 사랑했던 모든 닭들에게-



월급날, 퇴근 후 닭발

TMI로 말하자면 에디터의 근무지는 충무로다. 월급날 퇴근 후 동료와 함께 닭발을 먹기로 했는데 마땅한 곳을 발견하지 못해 아쉬워하던 중 을지로3가역 근처에서 옛날 감성 가득한 주점 하나를 발견했고 망설임 없이 들어갔다. 양푼 그릇에 매콤한 양념과 닭발, 그리고 청양고추가 토핑 되어 나오는데 결혼식의 신부 입장 마냥 설레는 순간이었다. 매콤한 닭발에 소맥 한 잔은 입맛을 자극할 뿐. 에디터는 이날 가벼운 청하를 마셨다. (도수는 가벼워도 양은 가볍지 않았지) 내가 사랑했던 닭발 중 단연 베스트다.



기분이 우울했던 날엔, 한강 치맥


개인적으로 속상했던 날, 퇴근하고 집에 쉬고 있던 중 비가 갰으니 한강에 가자는 친구의 연락이 왔다. 조금 귀찮았지만 맥주나 마실까 하여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치킨 먹을 생각이 없었지만(이날은 진짜야, 믿어줘)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먹기 시작하니 치킨을 주문할 수밖에 없었다. 한강 너머로 지는 노을을 감상하며 즐기는 치맥으로 그날의 속상함은 이미 잊은지 오래. 한강과 치맥을 합치니, 행복지수 이미 200으로 한도 초과다.



동기 모임, 단골집에서 닭 볶음탕

'동기 모임'이란 단어는 언제 들어도 설렌다. 타지에서 스무 살을 함께 시작한 친구들과 지금까지도 모임을 가지곤 하는데, 단톡방에 다양한 모임 장소 후보가 올라오지만 결국은 늘 학교 근처의 단골 술집이다. 이름도 심플한 '그냥 포차'. 이곳에 가면 무조건 닭 볶음탕과 김치말이 국수를 주문한다. 양푼에 한가득 담긴 닭 볶음탕은 이곳의 베스트 안주. 동기들의 근황 토크를 안주로 함께 마시는 소맥은 다른 고급술이 부럽지 않다. 술 병도 몇 번 넘어뜨렸는데, 이모님 늘 죄송하고 감사해요..



비 오는 날, 친구들과 가라아게

가라아게는 전분 튀김옷을 얇게 입힌 후 튀긴 일본식 닭튀김을 말한다. 일반 순살 치킨과는 달리 주로 닭다리 순살이나 허벅지 살을 쓰는 것이 특징. 사진 속 가라아게는 비 오던 쌀쌀한 주말, 고3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먹었던 안주다. 제육볶음과 치즈 불닭(이것도 닭이네)을 추가로 주문했지만 따끈따끈한 가라아게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마지막 하나 남은 가라아게를 누가 먹을 것인지 묘한 기싸움이 있었다. 결국 추가로 하나를 더 주문하고 마는데... 이럴 거면 뷔페를 가는 것이 나았을 수도..



미리 챙긴 초복, 능이 백숙 삼계탕

얼마 전 본가에 갔더니 부모님께서 자취생들은 복날을 챙기기 어렵다며(사실 먹는 걸로 치면 매일이 복날인데) 삼계탕 집을 데려가 주셨다. 메뉴는 능이 백숙 삼계탕. 사실 삼계탕을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 가족들과 둘러앉아 먹으니 이상하리 맛있었다. 가족이 모두 모여 식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을 먹어도 소중하고 맛있다. 저 날은 몸보신 컨셉에 맞게 복분자주까지 야무지게 흡입! 능이 백숙 삼계탕은 다 먹은 후 찹쌀로 만든 죽이 진국이다. 이렇게 올해 첫 복날을 기념하여 삼계탕 수혈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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