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바로가기
dim
bar_progress

우리 술, 떡과 함께 마셔봐요

안주로 아주 좋답니다

Editor 김보미 2022.09.08

색상 바
색상 바

Editor 김보미

2022.09.08

장을 볼 때 종종 떡을 산다. 냉동실에 얼려 두었다가 출출할 때나 아침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싶을 때 하나씩 꺼내 먹는다. 간단한 식사나 간식 뿐 아니라, 전통주와 특히 잘 어울려 안주로도 종종 찾는 편이다. 오늘은 냉동실에 꽁꽁 얼려 두었던 절편, 찹쌀떡, 약식에 전통주 바틀샵에서 구입한 멋진 술들을 곁들여 봤다. 혹시 선물 받은 떡이나 냉동실에 잠자고 있는 떡이 있다면, 전통주와 페어링해 맛있는 시간을 보내 보자.


감악산 머루주


산머루농원의 감악산 머루주는 지하 숙성터널에서 3년이라는 숙성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술이다. 와인처럼 고혹적인 빛깔에 마시기 전부터 마음을 뺏겼다. 향 역시 와인과 비슷하다. 하지만 맛은 조금 다르다. 떫은 맛이 적고, 시지도 않다. 씁쓸한 맛보단 달큰한 맛이 강하다. 한 잔 두 잔 즐기다 보면 어느새 부드러운 머루의 향미에 푹 빠져들게 된다. 도수는 12도다.



안주는? 담백한 쑥절편을 준비했다. 그런데 이 둘, 생각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린다. 쑥 맛이 은은해서 입안에 스미는 머루의 향을 해치지 않고, 달콤한 맛은 극대화시킨다. 쫀득한 식감도 훌륭하다. 양면을 바삭하게 구우면 훨씬 더 맛있다. 흰 절편이나 살짝 구운 가래떡과의 궁합도 좋을 듯하다.


꿀샘 16


‘전통주는 고루하다’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힙하고 세련된 우리 술을 만드는 술샘. 전통주에 관심 있다면 한 번쯤 봤을 법한 이화주, 술 취한 원숭이, 퍼플진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쟁쟁한 라인업 중에서 천연 벌꿀을 넣어 양조한 16도짜리 술, 꿀샘 16을 골랐다. 꿀샘 16은 소주와 비슷한 도수지만, 알코올 맛이 적고 꿀 맛은 진하다. 달달하지만 똑 떨어지는 깔끔함이 일품. 생강이 함유되어 있다고 하는데 아린 맛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보드랍게 술술, 기분좋게 넘어간다.



안주는? 잣, 대추, 밤 등을 넣은 약식을 곁들였다. 약식에서 느껴지는 계피 향을 벌꿀의 달콤함이 부드럽게 감싼다. 달달한 맛을 품고 있는 대추나 고소한 견과류와의 궁합도 좋다. 술을 건강하게(?) 마시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두 배로 행복하다. 너무 단 약식보다는, 설탕을 적게 넣은 걸 고르도록 하자.


오미자 에일


문경에 위치한 가나다라 브루어리는 한국적인 수제 맥주를 만드는 곳이다. 경북 블루베리, 문경 사과 등을 활용해 특별한 맥주를 생산한다. 오미자 에일은 화이트 에일에 문경을 대표하는 특산물인 오미자를 넣어 만들었다. 한 모금 마셔 보면 씁쓸한 맛과 함께 새콤함이 아주 살짝 올라온다. 오미자 풍미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맥주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가볍게 마시기에는 좋다. 도수는 4.5도다.



안주는? 언젠가 카페에서 오미자 차에 찹쌀떡을 먹어 본 적이 있다. 오미자와 찹쌀떡이 그리 잘 어울리는지 그 때 처음 알았다. 그런 의미에서 안주는 팥 앙금이 든 찹쌀떡으로 골랐다. 쌉싸름한 맛이 나는 맥주에 달달 쫀득한 찹쌀떡, 역시 찰떡궁합이다. 포만감이 금세 느껴져 더 먹지 못하는 점이 아쉬울 정도다.



떡을 안주로, 술 한 잔?


사진=김보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