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마시고 싶지만, 각자의 사정에 따라 음주를 즐기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가 찾는 것은 바로 ‘제로’ 맥주다. 무알코올과 논알코올의 차이가 궁금한 사람들은 먼저 이 기사를 읽고 와보자. 자! 이제 차이를 알았다면, 전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0%이냐 1% 미만이냐보다는, 물론 중요할 때도 있지만 이왕 마실 거면 맥주다운 맥주를 찾아 마시라고 권유하고 싶다. 많은 맥주 회사가 제로 맥주를 내세우면서,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제로 맥주를 만날 수 있다. 국내·외 버전으로 나누어 무엇이 가장 맛있는 제로 맥주인지 준비해 봤다. 오늘 시상식은 국내 버전이다. 기호 1번부터 만나보자.
기호 1
제주누보
제주맥주에서 처음 선보인 제주누보는 오늘 후보 중 유일하게 0%가 아닌 1% 미만인 음료다. 제주를 연상시키는 파란 캔을 열어 컵에 따르면 부드러운 거품이 생기며, 그 후 천천히 줄어들어 부드러운 목 넘김이 끝까지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누보를 맛본 에디터들은 다음과 같은 평을 남겼다. “맥주 같지 않은 맥주. 찾았다, 인생 무알코올 맥주!”, “씁쓸한 맛이 끝까지 남아서 단독으로 마시기보다는 음식과 함께하면 좋을 것 같다!” 등의 호평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귤껍질의 쓴맛이 많이 나서 어려워요.”라고도 했다.
기호 2
하이트 제로
컵에 따르니 거품이 성겼다가 눈 깜짝할 새 사라지고 말았다. 하이트 오리지널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 무렵, 달콤한 향이 풍겼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처음처럼 꿀주와 비슷함을 느꼈다. 달콤한 향에 기대감을 안고 한 모금 마신 순간, 컵을 내려놓고 말았다. ‘맛이 없다’는 표현보다 ‘맛이 공허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느낌이다. 눈에 보이는 공기를 먹을 수 있다면, 하이트 제로를 마신 순간을 떠올릴 듯 하다. 제주누보와 비교하면 더 진한 색을 띠는데, 맛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아쉽다.
기호 3
카스 0.0
카스의 매력은 한 모금 마신 후, “카-(스)”를 외치게 하는 청량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스 0.0은 이런 매력을 온전히 구현하지 못한 듯하다. 아무래도 무알콜이라 그럴까! 거품이 사라지는 속도와 목 넘김은 카스 오리지널과 거의 유사하지만, 차이점은 향이다. 과일의 시큼함 혹은 비릿한 쇠 향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이 향이 코끝을 강타한다. 하지만 앞서 맛본 제주누보의 쌉싸름함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카스 0.0을 강력 추천한다. 주류가 아닌 탄산음료로 분류되는 것에 걸맞게 맥주 향을 더한 탄산음료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총평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도 있지만,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없었기에 배제했다. 맥주의 평가 기준이 되는 탄산감, 부드러움, 쌉싸름함을 아래와 같이 평가했다.
드링킷이 픽한 ‘제로’ 맥주는 바로!
사진=김보미
편집=윤은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