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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는 위스키의 매력에 빠져봐!

내 코가 루돌프 코가 될 때까지

Editor 최지현 2021.12.21

색상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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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최지현

2021.12.21

반짝이는 불빛들이 거리를 환히 비추고, 귓가에 울리는 자선냄비의 종소리를 들으며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왔음을 느낀다. 1년에 단 하루밖에 없는 특별한 날, 하지만 크리스마스 당일보다 그날 하루를 위해 계획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오히려 우리의 마음을 더 들뜨게 한다.


올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특별한 나날을 기록할까 고민했던 에디터는 24일 저녁부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알딸딸한 기분에 취해보기로 했다. 기나긴 밤이 될 그 날을 위해 오랜 시간 동안 깔끔하게 취할 수 있는 술이 필요했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대인 동시에 퀄리티도 뒤처지지 않는 술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수많은 고민 끝에 선정한 위스키, 에반 윌리엄스 블랙을 소개한다.



“ 에반 윌리엄스 블랙 ”


버번위스키의 매력을 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전 세계 버번위스키 판매량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론칭 되지 않아 남대문 주류상가에서만 알음알음 구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많은 애주가에게 더욱더 많은 아쉬움을 샀던 제품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국내에 안정적으로 수입되며 이제는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3만 원 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이전보다 더 저렴해진 가격, 하지만 그 맛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도수 : 43%




니트

가장 먼저 스트레이트로 버번의 풍미와 향을 즐겨보려 한다. 글라스에 손가락 세 마디가 닿을 정도의 높이까지 버번을 따라준 뒤 눈으로 감상해본다. 투명한 잔에 비친 버번은 붉은빛이 살짝 감도는 호박색을 띠고, 잔여물 하나 없이 맑다.


위스키는 숙성 과정에서 캐스크와 접촉하는 기간과 비례하여 색이 결정된다. 당연히 기간이 길수록 색도 짙어지게 되어있는데, 에반 윌리엄스 블랙은 5년에서 7년가량 숙성하는 제품치고 진한 색을 보이고 있다.


눈으로 감상이 끝났으면 버번의 냄새를 맡아본다. 이때 은은하게 풍기는 잔향을 코로 들이쉬는 것이 중요하다. 코를 너무 가까이 맞대면 위스키의 향보다는 알코올의 냄새가 짙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잔을 들고 둥근 원을 그리듯 천천히 돌렸더니 바닐라와 오크 그리고 꿀 향이 코끝을 타고 올라온다. 이 향의 잔여들을 느끼며 버번이 캐스크에서 숙성되는 과정들을 상상할 수 있다.



이제는 본격적인 맛을 확인해 보자. 묵직하면서도 거칠지 않은 목 넘김에 이끌려 한 모금 두 모금 천천히 잔을 비우게 된다. 직접 마셔본 버번은 입속에 머금고 있을 때보다 삼켰을 때 향과 맛이 목을 타고 더 강하게 올라오고, 그 느낌은 오랜 시간 지속된다. 분명 실온에 보관했음에도 버번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그 순간, 목구멍이 뜨거워지며 내 몸 깊숙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느낌이 든다. 이처럼 추운 겨울의 냉기를 달래주는 위스키야말로 겨울을 나는 술이 아닐까?


온더록스

위스키는 온도가 내려갈수록 본연의 맛이 무뎌지기에 위스키 애주가들에게는 너무 많은 얼음을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독으로 마시는 버번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얼음만 한 구원자도 없다. 얼음을 넣고 글라스를 찬찬히 돌리며 진한 버번과 함께 희석해 마셔본다.



위스키는 온도에 따라 맛이 천지 차이다. 얼음을 막 넣었을 때 차가운 느낌이 감도는 상태에서 한 입, 얼음이 조금씩 위스키를 타고 녹아가는 과정에서 한 입. 단계별 변화를 느껴보자.


하이볼

버번의 독특한 풍미를 그대로 즐기는 것도 좋지만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제조 레시피를 소개한다. 좋은 위스키는 그냥 마셔도, 곁들여 마셔도 맛이 좋다. 그래도 버번의 달콤함을 어느 정도는 가져가기 위해 여러 가지 재료를 첨가한 레시피 보다는 정말 ‘필요한 것’만 넣은 하이볼을 만들어 보겠다.



① 먼저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만든 글라스에 레몬 웨지 한 개를 가볍게 짜준다. 이때 레몬을 강한 힘으로 누르게 되면 즙에서 쓴맛이 날 수 있기 때문에 힘을 적당히 조절하자.


② 레몬즙이 들어간 글라스에 얼음을 가득 채운 뒤 웨지 한 개를 재차 짜서 넣어준다. 짜고 남은 레몬은 글라스에 그대로 넣어준다. 레몬-얼음-레몬 순으로 넣는 이유는 레몬즙을 고루 퍼지게 하기 위함이다.



③ 버번위스키를 글라스의 4분의 1가량 채워준다.


④ 남은 공간까지 토닉워터를 부어준 뒤 내용물들이 잘 섞이도록 저어준다. 에디터는 토닉워터를 사용했지만 진저에일 혹은 탄산수를 이용해도 좋다.


⑤ 마무리는 입가에 닿을 부분에 레몬즙을 한 차례씩 묻혀주는 것이다. 음료를 들이켤 때 레몬의 상큼함이 배가 된다.



페어링하기 좋은 음식으로는 스테이크 혹은 달콤한 크림치즈를 추천한다. 에디터는 위스키를 마실 때 육포와 같이 마른안주를 즐겨 먹곤 하는데 의외의 조합으로 추천하는 안주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위스키로 날밤 새울 준비 완료♥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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