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바로가기
dim
bar_progress

맥주에서 묵은지와 커피 맛이?! 독특한 프리미엄 맥주 2종 리뷰

일반 맥주가 질렸던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Editor 최지현 2021.12.14

색상 바
색상 바

Editor 최지현

2021.12.14

지친 하루 끝에 마시는 술이란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다. 특히 맥주는 아무리 배불리 마셔도 다음날 무리가 가지 않아 가볍게 마시기 좋은 주종이다. 하지만 가끔은 무거운 술의 풍미에 취하고 싶을 때도 있는 법. 이처럼 가볍기만 한 맥주에 싫증을 느끼고 있거나 더 진하고 강한 맥주를 원한다면 주목하자. 지난날, 부담 없이 즐겼던 맥주의 이미지를 벗고 위스키의 고급스럽고 묵직한 맛을 구현한 제품 2종을 소개한다.



―――――

제주맥주 X 블루보틀

배럴 시리즈 블루보틀 커피 에디션




자, 커피랑 술 없이 못 사는 사람들 주목! 이 둘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맥주가 출시됐다. 이 맥주의 커피맛을 담당하고 있는 블루보틀은 화이트 & 블루의 감성 있는 마크로, 전국 각지에 지점을 오픈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카페다. 한국에 입점한 지도 어언 2년이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평일에 대기 줄 1시간 기다린 산증인, 바로 저예요.



코르크를 열자마자 진한 원두 향이 올라왔다. 맛 또한 향과 마찬가지로 커피 맛이 가장 먼저 입안을 감돌았는데 고소한 에스프레소보다는 깔끔한 콜드브루에 가까웠다. 이후 쌉쌀한 흑맥주의 맛이 강하게 퍼졌다. 탄산감이 약해 목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이 부드러우면서도 맥주치고는 무거워 마치 위스키를 마시는 듯했다.



그 이유는 배럴 에이징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배럴 에이징이란 버번을 담았던 오크통에서 6개월 이상 숙성하여 안에 배어있는 위스키의 풍미를 맥주에 더하는 기법으로, 더욱 섬세하고 풍부한 맛과 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맥주는 특히 묵직한 아로마가 돋보인다. 너무 차가운 상태에서 즐기면 그 풍미가 잘 나타나지 않으니, 살짝 시원해진 정도에서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강한 도수 때문인지 마시고 나니 매운 음식을 먹을 것처럼 혀가 마비되는 듯 얼얼했다. 안주로는 달달하면서도 짭조름한 멜론 프로슈토가 떠올랐다.


한줄평 : 흑맥주 소맥과 콜드브루 2 대 1 비율로 섞은 맛

도수 : 13.5%


카브루맥주 X 딤채

프리미엄 배럴 에이지드 맥주



딤채와 카브루맥주의 협업이라니, 두 눈을 의심했다. 아무래도 딤채라고 하면 김치냉장고를 대표하는 브랜드이기에 기존 이미지를 떨쳐내기가 어려웠다.



뻥-소리와 함께 코르크가 열렸는데, 개봉과 동시에 거품이 빠르게 흘러나왔고 병의 3분의 1 이상이 거품으로 사라져버렸다. 한 방울이라도 아까운데 말이지 츄릅. 오랜 시간 기다린 뒤 간신히 맛본 첫맛은 ‘묵은지’였다. 상한 게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로 톡 쏘는 맛이 강렬했다.



맥주도 김치와 마찬가지로 보관 방법에 따라 발효 속도와 맛이 변한다고 한다. 에디터의 경우 따뜻한 실내에서 오랜 시간 보관하여 과숙성된 듯 하다. 홉의 씁쓸함이나 맥아의 구수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사워 에일의 시큼한 특징이 돋보였다. 평소 이런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과숙성해서 맛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입자에게는 다소 다가가기 어려운 맛이었다. 한 팀원은 시음한 뒤 괴로운 기침을 멈추지 못했다. 과거 생일에 친구들이 만들어주던 혼합주 같다는 평도 있었다.



이 맥주의 가장 큰 특징은 배, 생강, 대추, 꿀 등의 재료를 사용해 한국적인 맛의 풍부함을 표현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김치가 된 거니? 이건 겉절이도, 생김치도 아닌 묵은지다. 묵은지의 맛을 맥주로 완벽하게 구현했다. 매콤한 음식과 함께 페어링하면 맥주의 시큼한 맛과 조화롭게 어우러질 듯하다.


한줄평 : 잘 익은 김칫국물에 맥주를 섞어서 발효시킨 맛

도수 : 8%



특별한 날, 특별한 맥주로 하루를 보내봐 ∼♥


사진=김태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