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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인싸 갬성 향기 킁킁, 캔 칵테일 소셜(Social)

내 돈으로 충동구매한 술 이야기

Editor 이현정 2021.02.26

색상 바
색상 바

Editor 이현정

2021.02.26


여행 등 멀리 가는 일이 쉽지 않아진 요즘, 대형마트 아이쇼핑이 부쩍 늘었다. 찬거리도 사고 과자도 주섬주섬 집고, 그러다 슬쩍 술 코너에서 한 바퀴도 돌고. 그러다 문득 눈에 띄던 캔을 집었다. 전부터 계속 눈에 어른거렸던 터라, 호기심에 장바구니 행이 된 것이다. 맛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모르는 소비자로에게는, 패키지가 먼저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오며가며 술 코너를 지나가다 "어? 저거 뭐지? 예쁘네!"하고 집어 든 계기가 바로 패키지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디자인은 합격이었다.


술의 이름은 '소셜'. '사회적인, 사교적인'이란 뜻으로 특이한 작명이다. 집어 들기 전에 상상한 이름은 하와이안 블루라든가, 오렌지 마운틴, 이런 이름일 줄 알았는데 말이다. 그래도 생김새를 보면 그럴듯하다. 굉장히 발랄하고 확확 튄다. 많고 많은 그 술 길 사이를 오솔길마냥 무심히 지나치던 내 눈에도 잘 보였을 정도니까.


이만하면 알콜계의 예비 인싸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마시기 전에 간단하게 사전 정보를 찾아봤다. 검색창에 '술 이름'만 치면 한 두개씩 보일 법한 리뷰도 많지 않았다. 마트에서 본지 좀 된 거 같은데 말이다. 알고 보니 2020년, 그러니까 작년에 만들어지면서 한국에 수입된 뉴질랜드산 RTD 칵테일이란다. 증류주(SPIRITS)를 베이스로 천연 재료만을 사용한 칵테일 스파클링 워터라고 하는데, 그래서 칼로리도 낮고 술이지만 당도 적단다.


칵테일 하면 아무래도 바(Bar)의 술이란 인상이 크다. 다이닝에 앉아 유리잔을 닦는 바텐더에게 어물어물 추천받거나, 아니면 영어가 잔뜩 나열된 메뉴판을 뚫어져라 보다가 친구가 전에 마시던 피치크러쉬나 모히토를 따라 시킨다. 체리나 종이우산을 꽂아 나온 작은 잔을 홀짝 마시며 재즈와 함께 어둑어둑한 감성을 즐기는 게 바로 내 안의 칵테일에 대한 이미지였다. 그럼 RTD는 또 뭐지? 익숙한 듯 낯선 줄임말은 바로 'Ready To Drink'! 즉 마실 준비 끝!이란 소리다. 이거 성질 급한 나한테는 정말 딱인 칵테일이었다.




일단 세 가지 맛이다. 디자인도 세 가지로 나뉘었다. 멜론같은 초록색과 노란색은 진(Gin), 유자(Yuza). 주황색에 개나리색은 화이트 럼(White rum)과 피나콜라다(Pina colada). 마지막으로 한때 온갖 패키지를 장식할 정도로 인기 있던 분홍색에 연한 파란색 조합은 보드카(Vodka), 그리고 딸기(Strawberry), 민트(Mint)였다. 세 칵테일 다 칵테일 베이스에서 가장 흔한 화이트 스피릿, 즉 기본 술이었다.


진(Gin), 유자(Yuza)






먼저 진과 유자의 조합부터 오픈해봤다. 진 특유의 톡 쏘는 듯하면서도 은은한 시트러스 향기가 유자랑 잘 어우러졌다. 맛은 생각한 것보다는 달지 않다. 오히려 깔끔하다는 표현이 떠올랐다. 그래도 유자의 달콤한 향 때문에 홀짝거리기는 좋았다.




화이트 럼(White rum), 피나콜라다(Pina colada)




그 다음은 화이트 럼과 피나콜라다. 피나콜라다는 들어본 적 있었다. 코코넛과 파인애플 맛이 어우러진 칵테일 이름 아닌가. 예상대로 익숙한 향기였다. 열대과일 특유의 달콤한 냄새, 그 아래 화이트 럼이 의젓하게 받치고 있었다.


보드카(Vodka), 딸기(Strawberry), 민트(Mint)




마지막으로는 보드카, 딸기, 민트. 사실 이 술이 제일 궁금했다. 예쁜 패키지만큼 딸기와 보드카가 잘 어우러질까? '보드카'하면 나는 러시아의 열정적인 도수가 떠올랐다. 음, 생각보다 더 괜찮은데? 보드카에 딸기의 달고 상큼한 향기가 부드럽게 맺혔다. 거기에 민트가 서로를 끈끈하게 묶어주는 것 같다. 앞서 소개한 두 가지와 비교했을 때 가장 톡톡 튀는 맛이다.


사교적인 세상이 되기 어려운 요즘이다. '소셜'이란 이름을 들으니 마스크를 끼지 않았던 시기의 교류가 그립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자 '소셜'이라고 이름을 지었다던 의미 그대로, 소셜한 사회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본다.


사진=김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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