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먹방 유튜브 채널을 즐겨 봤었다. 카메라 앞에 놓인 음식들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먹는 것이 아닌데도 만족감이 느껴졌다. 여러 메뉴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건 바로 찹쌀떡. 당시 팥앙금이 들어간 찹쌀떡만 알고 있었던 나에게, 그들이 먹는 딸기, 초코, 녹차 찹쌀떡은 신세계 그 자체였다. 먹방 영상에 자주 등장했던 그 찹쌀떡, 볼 때마다 정말 맛있을까 궁금했던 그 찹쌀떡! 쿠캣 찹쌀떡 4종을 드디어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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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티라미수, 망고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지만, 네 가지만 구입했다. 베이직한 우유 찹쌀떡, 영상에서 자주 봤던 딸기쏙우유, 초코쏙녹차 찹쌀떡, 그리고 개인적으로 고구마 맛을 좋아해서 고구마 찹쌀떡.
우유와 고구마 맛은 한 박스에 12개, 딸기와 초코녹차 맛은 9개가 들어있다. 전부 개별포장되어 있는데, 비닐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식사 대용이나 간식으로 먹기에는 편하다. 보관 중에 떡이 달라붙을 일도 없고, 먹을 만큼만 해동하기도 좋다.
우유 맛과 고구마 맛을 먼저 맛봤다. 두 가지 찹쌀떡 모두 다른 재료 없이 크림으로만 속이 채워져 있었다. 우유 찹쌀떡에선 연유 맛이 진하게 느껴졌다. ‘우유’ 찹쌀떡이니 우유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많이 날 거라고 예상했는데, 달달한 연유 맛이 훨씬 더 강했다. 떡이 말랑해질 정도로 해동하면 느끼해 물릴 수 있으니, 필링이 아이스크림 같은 질감이 될 때까지만 적당히 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음은, 먹음직스러운 색깔의 고구마 찹쌀떡. 접시가 꼭 필요할 정도로 자색 고구마 파우더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었는데, 이 파우더 덕에 떡이 충분히 해동된 후에도 포장 비닐에 달라붙지 않았다. 자색 고구마 파우더는 약간 씁쓸한 맛이었고, 노란 떡과 크림 부분에서 달큰한 군고구마 맛이 느껴졌다. 고구마 아이스크림에서 느껴질 법한 인공적인 단맛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달거나 느끼하지는 않았다.
먹방에서 가장 많이 봤던 제품이자 쿠캣마켓의 대표 상품, 딸기쏙우유 찹쌀떡. 기대하는 마음으로 반으로 갈라 보았는데, 영상에서 봤던 것처럼 딸기 퓨레가 가득 들어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딸기 과육이 조금씩 들어가 있어 달달한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생크림처럼 부드러운 우유 크림과 달콤한 딸기, 이 모든 걸 감싸 안는 쫀득한 떡까지. 생각하는 그대로의 맛이다. 매운 음식을 먹은 뒤 아이스크림처럼 먹기 딱 좋다.
단면을 잘라 보고 깜짝 놀랐던 초코쏙녹차 찹쌀떡. 연둣빛 녹차 크림 사이로 초콜릿이 듬뿍 들어있다. 크림은 배스킨라빈스 초코나무 숲보다 훨씬 연하고 달았다. 가벼운 녹차 맛을 좋아한다면 강추. 쌉싸름하고 진한 녹차 맛을 좋아한다면 과감히 패스할 것. 초콜릿은 진한 초코 시럽을 그대로 얼려 놓은 듯한 맛이었다. 초콜릿이 들어간 녹차 디저트는 녹차의 쌉싸름함과 초콜릿의 기분 좋은 달콤함을 동시에 즐기는 맛으로 먹는 것인데, 그저 달기만 한 맛이라 매우 아쉬웠다. 의외로 이날 맛봤던 네 가지 제품 가운데 해동 시간이 가장 빨랐다. 한참을 해동시킨 뒤에 먹으려 하면 떡이 비닐에 달라붙고 초콜릿이 줄줄 녹아 흐르니 주의하자.
사진=김보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