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바로가기
dim
bar_progress

[스콘탐험] 버거 모양 케이크, 먹어 봤습니다

누데이크 성수점 방문기

Editor 김보미 2022.10.05

색상 바
색상 바

Editor 김보미

2022.10.05

편집자주‘스페셜·핫플레이스·기간 한정 팝업 스토어’와 같은 단어는 얼핏 들어도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도대체 어떤 점이 그렇게 특별하고 다르기에 수많은 이들이 찾는 것인지 궁금하기 때문. 갔던 곳은 또 가기 싫지만, 남들이 가는 HOT한 곳은 놓치고 싶지 않다면? 이왕이면 특별한 곳에 가보고 싶다면? 잘 찾아왔다. 드링킷 에디터들이 각 매장을 탐방하고 고스란히 전하려 한다. 이름하여 스콘탐험(페셜 셉트 매장 탐험)! 에디터들의 발길이 향한 곳에서 정말 ‘스페셜 한 향기’를 맡을 수 있었을까?

트위터에서, 인스타그램에서, 유튜브에서 몇 번이고 보았던 곳. 버거 모양의 케이크, 손으로 뜯어 먹는 케이크, 손가락 두 마디만 한 크로아상을 파는 곳. 아마 여기까지만 읽어도 이번 <스콘탐험>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맞다. 바로 그곳이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새롭고(New) 색다른(Different) 케이크(Cake)를 판매하는 곳, 누데이크 성수점에 다녀왔다.



누데이크는 핫한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운영하는 카페다. 시각 예술을 접목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브랜드답게, 누데이크 성수점은 카페보다는 갤러리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 월요일,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입구에는 벌써 두 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범상치 않은 외관과 평일 아침의 웨이팅··· 매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기대감이 증폭됐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수많은 케이크가 놓인 원형 테이블이 눈에 띄었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가운데, 밝은 조명이 위에서 아래로 케이크를 비추고 있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예술 작품을 살펴보듯 멀리서 한 번, 가까이서 한 번 케이크들을 살펴봤다. 익숙한 모양의 홀 케이크나 평범한 조각 케이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대신 낯설고 실험적인, 꿈속에서 볼 법한 모양의 케이크가 줄지어 전시돼 있었다.




누데이크 성수점 오픈을 기념하며 공개한 버거 케이크 샘플도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종류는 총 세 가지. 양파 크림에 버거 패티 모양의 초콜릿 케이크, 피클과 치즈가 더해진 ‘어니언 피클 버거 케이크’, 검정색 번 사이에 말차 크림을 넣은 ‘피크 버거 케이크’, 옥수수 크림에 라면 스낵을 더한 ‘콘 라멘 버거 케이크’다. 크기는 일반 사이즈와 마이크로 사이즈 두 종류가 있었는데, 마이크로 사이즈는 한 입에 넣어도 될 만큼 작았다. 성수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마이크로 사이즈 버거 케이크 3종과 누데이크의 시그니처 케이크인 ‘피크’ 스몰 사이즈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내부를 좀 더 둘러봤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테이블마다 놓여진 조명과 의자의 모양이 전부 다르다는 것. 이곳의 케이크처럼, 의자와 조명의 디자인과 배치도 매우 실험적이다. 붉은 사각형 조명을 등지고 앉으니 설치미술 작품 한가운데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다만, 넓은 공간에 비해 앉을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다. 중앙에 큰 원형 테이블 하나, 안쪽에 다섯 테이블 정도가 있다.



(왼쪽부터) 마이크로 콘 라멘 버거 케이크, 마이크로 피크 버거 케이크, 마이크로 어니언 피클 버거 케이크 / 각 2,000원

앙증맞은 크기의 버거 케이크가 커다란 접시에 담겨 나왔다. 기대 반 염려(?)반, 하나씩 맛봤다. ‘마이크로 어니언 피클 버거 케이크’는 양파 크림의 맛이 강해 가운데 들어 있는 초콜릿 빵 맛은 미미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맛있었다. 초콜릿 맛이 두드러지지 않으니 짭짤한 양파 크림이 피클, 치즈와도 잘 어우러졌다. 반면 ‘마이크로 피크 버거 케이크’는 빵에 말차 크림을 찍어 먹는 듯한, 익숙한 맛이었다. ‘마이크로 콘 라멘 버거 케이크’ 역시 옥수수 크림에 라면 스낵이 더해진 다소 평범한 맛이었는데, 스낵이 바삭하지 않고 눅눅하다는 점도 아쉬웠다.


세 종류 모두 겉모습은 버거와 비슷했지만, 맛은 크림빵에 가까웠다. 셋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니언 피클 버거 케이크. 진한 양파 크림이 신의 한 수였다. 달콤 짭짤한 크림이 다른 재료와도 잘 어울렸다. 버거 케이크를 맛보기 위해 누데이크 성수점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이 케이크를 고르는 걸 추천한다.


피크 스몰 / 23,000원

먹물 페스츄리 가운데 말차 크림을 넣은 ‘피크’. 페스츄리를 뜯어 크림에 찍어 먹는 특이한 케이크다. 페스츄리와 크림 모두 지나치게 달지 않고 크림에서 쌉싸름한 말차 맛이 많이 느껴져 물리지 않는다.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부드러운 말차 크림빵 맛이다. 따뜻한 커피와 잘 어울리는, 우리가 잘 아는 바로 그 맛. 파격적인 비주얼을 보고 무엇인가 차별화된 맛이 나길 기대했는데,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난생처음 가본 핫 플레이스, 누데이크. 갤러리처럼 꾸며진 카페 내부와 예술 작품 같은 케이크를 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이날 주문했던 디저트 모두 낯설고 파격적인 비주얼에 비해 평범한 맛이라 아쉬웠지만, 성수동에서 힙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 이들에겐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네 글자 평 : “SOSO”



사진=김보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