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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먹어볼랭] ‘여름=삼계탕’ 아닌가요?

특별한 삼계탕을 기대했지만...

Editor 김진선 20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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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진선

2022.08.25


편집자주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베스트셀러 ‘미쉐린 가이드’. 공식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잊지 못할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드링킷 에디터들이 나섰습니다. 지극히 대중적이고 평범한 우리에게도 감동을 선사할법한 맛인지 말이죠. 미쉐린 가이드 맛집, 우리가 간다!


8월도 우리를 훌쩍 떠날 준비를 하지만, 그래도 놓칠 수 없는 게 있다. ‘여름=삼계탕’이라는 나름의 먹짱 공식인데, 나지막히 여름을 만끽하기 위해 맛있는 삼계탕 집을 검색했다. 수많은 맛집을 보고 나니 마음은 이미 삼계탕 열그릇을 먹은 듯 배가 불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군침을 자극하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6년 째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고려삼계탕’이다.


이곳은 1960년에 대한민국 최초로 문을 열였고, 2대 째 이어져 오고 있는 맛집 중의 맛집이다. 부화한지 49일 된 산란계 수탉 ‘웅추’만 사용해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일반 삼계탕 외에도 산삼과 전복을 활용한 삼계탕도 맛볼 수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인삼주가 우릴 반겼다. 인삼 향이 코끝을 찔러 미소가 절로 나왔고, 삼계탕이 도착하기 전에 원샷으로 뱃속을 따듯하게 지폈다. ~



인삼주 특유의 향을 입에 머금은 채 삼계탕 국물 한 숟가락을 맛보았다. 생각했던 진하고 뽀얀 국물이 아니라, 집에서 매년 먹었던 삼계탕 맛이었다. 역시 클래식 이즈 베스트? 엄마의 정성이 느껴진다! ‘웅추’라 그런지 생각보다 작게 느껴졌지만, 찹쌀이 꽉 채워져 있다.



이날, 폭우가 쏟아져 따뜻한 게 먹고 싶었는데 딱이었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슴슴한 국물은 질리지 않았다. 간을 따로 하지 않아도 본연의 구수한 맛으로 즐기기 딱이었다. 팀원 중 한 명은 깍두기 국물로 간을 하니 더 깔끔하고 얼큰하다는 의견을 남겼으니, 참고 하길. 깍두기 얘기가 나왔지만 여느 식당에서 맛보고, 흔하게 지나친 맛이라 서운했다. 국물은 그래도 제몫을 해낸 듯 싶지만. 김치 역시 감탄을 불러일으킬만큼 맛있거나 감칠맛이 나진 않았다. 미쉐린 가이드 선정 맛집이라고 너무 큰 기대를 했기 때문일까, 특별함보다는 평범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고기는 부드럽고 쫄깃했다. 발라 먹지 않아도 뼈에서 쉽게 고기가 떨어졌는데, 닭이 작아서인지 사이사이 잔뼈가 굉장히 많게 느껴졌다.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그냥 막 씹다가는 뼈까지 삼키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 후추나 소금도 김치처럼 특별함이 없었다. 역시 클래식 이즈 베스트?



특별함을 기대하고 방문해서일까, 사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2대째 이어져 오고 있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1호 삼계탕집이기에,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삼계탕을 만날 줄 알았다. 개운하게 땀 한바가지 뺄 수 있는 몸보신용 먹거리를 기대했지만, 회사 앞 여느 삼계탕집에서 먹는 맛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뻔하고 흔한, 하지만 변치 않고 맛의 중심을 잡고 이어온 것이 많은 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이 아닌지 모르겠다.


사진·편집=김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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