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하면 뭐다? 시몬스다. 이렇듯 ‘시몬스=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강한 정체성을 지닌 시몬스에서 힙한 그로서리 스토어를 열어 M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SNS에서 인증샷 열풍을 끌고 있는 이 그로서리 스토어.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깜찍한 제품부터, 대기 시간을 감수해 가며 먹는다는 수제버거 맛집, 그리고 잠시 자신을 잊고 명상에 잠길 수 있는 전시회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 귀여운 것을 누구보다 좋아하고, 햄버거를 사랑하는, 무엇보다 전시회를 가고 싶어 안달이 난 에디터가 직접 행차해 봤다.

1층▶

외관부터 힙함을 자랑하더니, 들어서니 힙함을 넘어섰다. 그야말로 힙 오브 힙! 이곳은 샤퀴테리 샵(유럽 등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육가공 식품 판매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국적이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의 상징인 치킨N과 DK동키를 활용한 굿즈, 고무 양동이, 고무장갑, 비치 타월, 접시, 에어팟 케이스, 일회용 카메라 등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제품명을 먼저 읽지 않으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파악하기 힘든 외관을 자랑하기에, 잘 살펴보아야 한다.

삼겹살인 줄 알고, 구매하려 했지만 수세미다! 정말 맛있어 보이는 육질로, 모르고 구매했다면 불판에 올릴 수도 있는 자태였다. 케이크의 옷을 입고 있지만, 정체는 망사 가방. 이 밖에도 고기, 양배추 등 특이한 외관을 자랑하는 일회용 카메라도 자리해 있었다.

곳곳이 특이한 분위기로 감싸져 있다. 크지 않은 공간을 아기자기하게 잘 활용한 듯 보여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울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어떤 걸 구매할 욕구는 들지 않았다. 너무 특이하고 독특해서인지, 이국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섬세하게 보질 못해서인지 곧장 다른 장소로 발길이 옮겨졌다.

3층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1층에서도 전시회 못지않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시몬스=침대라는 고정관념이 깡그리 무너지는 순간이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나타내는 포스터, 앞치마 등의 소품이 곳곳에 자리해 있다. 공간의 작은 틈도 허투루 두지 않고 빼곡하게 채운 정성이 묻어났다.

팝업 in 팝업의 냉동 창고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인테리어로 구성된 방에 들어서면 스니커즈 브랜드 케즈(Keds)와 협업해 만든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스니커즈 3종과 봄 시즌을 겨냥한 스웻셔츠 1종 등 총 4가지 아이템이 있는데 시몬스 특유의 재치를 엿볼 수 있다. 독특한 협업이기에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미 지갑을 열었으리라. 오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으니, 망설이면 늦을 수 있다. 서두르자.

2층▶

2층에 자리한 ‘버거샵’은 부산 대표 수제버거 브랜드다. 이곳에서 부산의 서브컬처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 해리단길 버거샵 인테리어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해, 부산을 방문한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버거샵 너머 정원테라스와 농구코트에는 ‘시몬스 스튜디오’가 자리해 있다. 농구를 하고 싶어도 농구대를 보면 멈칫하게 될 것이다. 침대와의 교집합을 상상하면 NO! 롤러스케이트가 걸려있다.

3층▶

기대하던 전시 공간!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힐링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멘탈 헬스에서 영감을 받아, 올해 브랜드 캠페인 오들리 새티스파잉 비디오(Oddly Satisfying Video)를 런칭한다고! 이는 멍때리기를 주제로, 편안함을 느끼는 영상의 디지털 아트다.

문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고, 새하얀 공간에 편안한 영상이 흘러나와 ‘시몬스’의 편안함을 다른 감각으로 누리는 듯 했다. 한참을 앉아서 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침대는 없지만,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1층에서 힙함을 느끼고, 2층에서 배를 채울 수 있다면 3층에서는 영혼의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시몬스라는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침대 말고도 다양한 연관검색어가 머릿속을 채울 듯하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정말 없는 게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