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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간의 먹부림♥ 리얼 제주 세끼

거기 당신, 지금 당장 짐싸게 될 거야

Editor 최지현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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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최지현

2022.01.07

지난 이야기

하루하루 맛있는 음식을 위해 살아가는 에디터에게 여행이란, 타지의 새로운 맛집을 발굴해 내는 수단이다. 그렇게 오로지 먹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 제주도로 떠났다. 낯선 섬에서 보내는 2박 3일간에 식도락 여행기, 먹고 먹고 또 먹는 제주에서의 리얼 삼시 세끼 1일차를 보여준 에디터는 숙소에 돌아가 잠자리에 든다.


지난날 몸에 꿀꿀이 귀신이라도 달라붙은 듯 온종일 먹는 데에만 투자했던 에디터. 다소 무리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마음을 바로잡았다. 지금부터 지쳐선 안 된다. 아직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걸? 제주도에서의 2, 3일 차 발자취는 과연 어디를 향해 달려갔을까.


▶ 1일 차 일정이 궁금하다면? 클릭


*차로 이동한 일정이기에 대중교통 이용 시 다소 거리가 멀 수 있다.


2일 차

제주 새우리

소중한 한 끼를 호텔 조식으로 날릴 수 없지. 이튿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제주 새우리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먹기 아까울 정도의 비주얼을 선보이는 딱새우 김밥으로, 가격은 한 팩에 6천 5백 원이다. 김밥 주제에?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안에 들어있는 오동통한 새우를 생각하면 사악한 몸값도 눈감아줄 수 있다. 얇은 튀김 옷을 입은 새우의 뽀얀 속살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내용물은 양배추, 새우, 피클 세 가지로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구성이니 큰 기대는 품지 말고 먹길 바란다.



대신 에디터가 반한 메뉴는 간장 새우 컵밥이다. 이 메뉴에 관심이 쏠려 김밥에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을 정도다. 고소한 특제소스로 버무린 밥 위에 간장이 짭조름하게 배어 있는 새우, 날치알, 단무지, 유부가 얹어져 나온다. 여러 재료를 푸짐하게 얹어 먹는 것이 이 컵밥의 포인트다. 무엇보다 새우가 비리지 않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기에 속이 비어 있는 이른 아침, 간단한 식사를 원할 때 추천한다.


어디선가 크어어 하는 외침이 들려온다면 제주 새우리의 해물라면을 먹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얼큰한 국물에서 풍겨오는 향긋한 해물 향이 속세에 찌들었던 나의 위를 달래준다. 칼칼한 국물을 맛보고 싶다면 필수로 주문하자.


블랑로쉐

맑고 청아한 제주의 바다를 느끼고 싶다면 탁 트인 야외공간이 매력적인 카페 블랑로쉐를 방문하자. 저 멀리 펼쳐지는 바다의 수평선과 잔잔한 파도를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이야말로 제주 땅을 밟았음을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 아닐까. 햇살이 비치는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하늘이 맑게 갠 날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 다 함께 복창하자. ‘땅콩 아이스크림' 이 카페에 방문하면 반드시 땅콩 아이스크림을 주문해야 한다. 바닐라에 땅콩 가루 조금 뿌려져 있는 다른 가게들의 땅콩 아이스크림과 달리, 진한 땅콩 베이스 아이스크림에 땅콩이 통으로 푸짐하게 올라가 있다. 사진상엔 보이지 않지만 안쪽으로 갈수록 땅콩이 끊임없이 나와 나중에는 아이스크림과 땅콩을 1대 1비율로 먹어도 부족하지 않았다. 더불어 금방이라도 하늘로 승천할 듯 높게 쌓아 올린 아이스크림은 이 집 주인장님의 후한 인심을 보여주는 듯하다. 다시 한번 외워두자. '블랑로쉐 땅콩아이스크림' x 10


바다를 본 돼지

제주 먹부림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흑돼지 맛집이다. 고기를 구우며 광활하게 펼쳐지는 서귀포 앞바다를 감상할 수 있기에 참으로 낭만적인 공간! 해질녘에 방문하여 일몰과 함께 맛있는 고기를 맛보자.


이 집의 특이점은 고기와 함께 구운 고사리나물을 싸 먹는 것으로, 튼실한 고기에 야들야들한 고사리를 감싸 백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아삭한 식감까지 더해져 소주 한 병은 거뜬하다. 고기의 경우 살코기와 비계의 비율이 알맞아 느끼함 없이 쫀득한 식감이며, 소스는 일반 쌈장보다 멜 조림에 찍어 먹는 것이 감칠맛을 끌어올리기 좋으니 참고할 것.


3일 차

한라국수

제주에서의 만찬은 따뜻한 국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바로 제주의 명물 고기 국수! TV에 방영된 맛집 하나 정도는 가줘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고른 가게다. 안에 있는 내용물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뽀얀 국물은 제주산 돼지 사골만을 사용하여 우려낸 육수로, 담백하니 맛이 좋다. 국물만 마시고 이 집 합격! 외쳐버림. 면은 소면이 아닌 중면을 사용하여 국수의 부드러운 식감을 잘 살렸다. 그리고 식당의 전체적인 만족도를 결정하는 밑반찬 또한 완벽했는데 그중에서도 잘 익은 깍두기가 기억에 남는다. 순한 국물에 매운 재료가 첨가되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다.



국수만으로 심심할 때는 지슬만두도 곁들여 먹자. 만두 겉면을 타고 흐르는 촉촉한 윤기, 감자피로 만들어 쫄깃한 식감이 도드라진다. 이 집, 만두에도 진심이었다.


마음에 온

제주공항 옆에 위치해 있어 비행기를 기다리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카페다. 내부 인테리어는 한옥으로 되어 있는데 가게의 노란 조명과 맞물려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조명, 습도, 온도 모든 게 완벽해... 가게 곳곳에 놓여 있는 소품들은 어느 것 하나 그냥 놓인 것 없이 저마다의 의미가 있는 듯하다.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게를 구경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매장 내 분위기 때문이라도 다시 한번 가고 싶은 장소다.



뿐만 아니라 화장실 또한 너무나 예쁘게 꾸며져 있어 볼일을 보기 미안할 정도였다. 화장실마저 예뻤던 '마음에 온'으로 제주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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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동안 돼지 체험을 통해 8개의 맛집 리스트 갱신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제주도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에디터의 발자취에 맞춰 이동해 보기를 바란다.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리라 확신한다.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니,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다니길 당부드린다.


사진=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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