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을 마무리한다는 명목하에 거한 상을 차려놓고 송년회를 펼친 에디터들. 약 두 시간에 걸쳐 회포를 풀어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파티를 즐긴 지 어느덧 한 시간. 누가 드링킷 아니랄까 봐 이야기 주제는 자연스레 먹거리로 흘러가, 한 해 먹었던 음식의 Best와 Worst를 선정하는 열띤 토론이 시작됐다.
“2021년과 함께 날려버릴 예정” & “2022년에도 그대로 안고 갈 예정”이라며 상반된 평가를 받은 에디터별 두 음식을 공개한다.
드링킷 에디터들의 송년회 현장이 궁금하다면? 요기♡
젼디터
본래 피자 덕후인 젼디터에게 치트키인 메뉴지만, 그중에서도 단번에 원탑 자리를 앉아버린 녀석이다. 토마토소스, 바질, 치즈가 전부인 이 피자는 세 재료의 비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생토마토를 손으로 으깬 듯한 꾸덕한 소스 알갱이는 기성품을 사용한다면 절대 표현할 수 없는 퀄리티다. 단맛은 거의 없지만, 토마토소스가 필요 이상으로 넉넉하게 들어 있어 간이 전혀 심심하지 않다.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이 가게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골라봤다. 마르게리따 두 번 드세요. 세 번 드세요.
평소 설빙의 망고 빙수를 즐겨 먹던지라 기대했던 제품. 하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망고의 단맛은 씻을 수 없었다.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단내는...절레절레 사실 빙수에 올라가는 아이스 망고는 맛보다는 시원하게 씹히는 망고의 질감이 매력적인 토핑인데, 그걸 그대로 녹이기만 한 맛이다. 차라리 농도가 짙었다면 망고 원액을 먹는 기분이라도 들었을 텐데 물처럼 묽은 질감에 아쉬움이 컸다. 일반적인 에이드처럼 톡 쏘는 탄산 감이 있었더라면 보다 낫지 않았을까?
썬디터
초코맛 디저트를 그다지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익숙하게 먹은 빠삐코란 썬디터가 유일하게 먹는 초코 아이스크림이었다. 처음처럼과 빠삐코, 애정하는 두 종류의 만남이라니! 하지만 너무 기대한 탓인가 한 입 들이켜자마자 생각했다. ‘엥? 이 혼종은 뭐지?’ 혼란스러운 마음에 한 모금 더 마셔봤지만, 처음처럼 특유의 매운맛이 빠삐코의 달콤함과 괴리가 느껴졌다고... 아무리 궁금해도 호기심에서 그쳐야 할 것들이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태디터
한국에 찜닭이 있다면 중국에는 황먼지가 있다지! 중국 유학 경험이 있는 태디터는 가끔 중국 특유의 향이 느껴지는 음식을 먹으며 향수에 잠기곤 한다. 황먼지는 닭다리 살을 주재료로 사용하기에 퍽퍽 살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처럼 닭 요리 중에서도 독보적인 촉촉함과 부드러움을 자아내는 황먼지에 이성의 끈을 잃은 적도 수십 번이다. 이 중독성, 2022년에는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할 테야...♥
목이 마를 때 단 음료를 마시면 갈증이 해소되기는커녕 더 심해지기 마련이다. 태디터가 이 음료를 접한 날 또한 그랬다. 늦여름 더위에 헐떡이던 그 순간! 옆에 있던 이 음료를 겁도 없이 들이켰고, 올해 최악의 아이템이 될 듯한 예감이 들었다. 분명 수박 음료임에도 수박의 존재감은 약했으며 정체 모를 강한 단맛만이 입안을 맴돌 뿐이었다. 게다가 심심한 맛을 보완하기 위해 첨가된 듯한 알로에 알맹이는 음료와 완벽한 불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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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타운피자, 신전 로제떡볶이, 황먼지! 우리 내년에도 사이좋게 잘 지내보자~♥
편집=최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