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 뭐 먹을까?” “아무거나…” 매일같이 반복되는 점심 메뉴 고민. 불 앞에서 직접 조리해야 하는 음식은 더워서 싫고, 입맛이 없어서 한식 메뉴도 피하고 싶을 때면 베트남 음식이 생각난다. 적당히 가벼우면서도, 밥과 면 메뉴를 함께 주문해 나눠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오늘은 에디터가 N회 이상 ‘내돈내산’으로 사 먹은 경험이 많은 곳들로 추려봤다. 작고 소중한 점심시간, 웨이팅을 하더라도 먹고 싶을 정도로 맛이 보장된 가게들을 소개한다.
을지깐깐
서울 속 작은 호치민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메인 쉐프가 20대의 절반을 보내며 배운 음식과 문화를 보여주고자 하는 ‘을지깐깐’. 시그니처 메뉴인 게살 국수와 분짜는 이곳에서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게살 국수는 돼지뼈와 해산물을 넣고 푹 우려낸 육수를 베이스로, 게살·새우·족발이 들어간 국수다. ‘국수에 웬 족발?’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독특한 재료 구성에 계속 손길이 간다. 칼칼한 국물의 감칠맛과 아낌없이 들어간 재료들을 양껏 즐겨보자. 느끼한 음식을 먹은 다음 날 생각날 맛이다.
분짜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시켜야 할 메뉴다. 도톰한 완자 그리고 불향을 입은 고기가 제공되는데, 이를 소스에 적신 다음, 쌈 채소 위에 올려 쌀국수 면과 함께 싸서 먹으면 된다. 고기의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고, 새콤달콤한 소스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쌈 채소가 넉넉하게 제공되는 편이니, 아낌없이 먹어 보기를 추천한다.
촙촙
처음 들으면 꼭 이름을 되묻게 되는 ‘촙촙’. 이곳에서는 시그니처 메뉴인 촙촙면을 포함, 마라 쌀국수, 반미 샌드위치, 돼지고기 마늘쫑 덮밥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추천 메뉴는 촙촙면과 소고기 후추 볶음밥. 촙촙면은 고소하면서 칼칼한 맛이 일품인데, 카레의 매콤함 그리고 로제 소스의 크리미함, 땅콩소스의 고소함이 합쳐진 듯한 퓨전 메뉴다. 다소 자극적인 양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에디터는 촙촙면을 먹기 위해 점심시간에 줄을 서서 기다려본 적이 꽤 많을 정도로 선호한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소고기 후추 볶음밥을 추천한다. 소고기와 후추가 쌀 알갱이만큼이나 많이 들어있다. 후추의 향과 맛이 독특하고 매력적인 메뉴로, 한 번쯤 도전해보기를 추천한다. 먹어도 먹어도 고기 건더기가 계속 나오는 MAGIC! 촙촙의 메뉴 대부분 양이 적은 편이 절대 아니므로, 3명이 방문한다면 메인 메뉴 2가지에 반미 샌드위치 하나를 더해 먹는 것을 추천한다.
포언
생긴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생 베트남 음식 맛집이다. 이곳에서는 기본 쌀국수와 하노이 분짜가 인기 메뉴다. 다른 곳과는 달리 쌀국수 종류가 다양한 편으로, 양지차돌·해산물·베트남 남부식·어묵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 있다. 쌀국수라는 메뉴가 매번 비슷하게 느껴졌다면 이곳의 쌀국수를 꼭 먹어보길.
다른 가게들과는 또 다른 깊고 진한 쌀국수 국물의 맛에 한번, 하노이 분짜의 풍부한 재료에 또 한 번 놀랄 준비하자. 사이공·하노이 맥주 그리고 넵머이라는 베트남 보드카 제품도 준비되어 있으니, 저녁에 이곳에 들리게 된다면 꼭 주류를 곁들여 식사를 즐기기를 바란다. 주류와 함께 먹을 메뉴로는 우리나라 순대국밥과 유사한 느낌을 보여주는 베트남식 순대죽을 추천한다.
사진=김태인
힙지로에서 느끼는 베트남, 참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