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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그리운 당신, 이 맥주를 마셔요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에서 만난 독특한 맥주들

Editor 김보미 2021.05.18

Editor 김보미

2021.05.18


여행의 묘미란, 새로운 것들을 즐기는 데 있다. 익숙하지 않은 음식과 언어 등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경험은 오직 여행만이 줄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각 지역의 술을 마셔 보는 것은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추억이 된다. 술에는 그 지역의 자연, 사람,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자유로운 여행이 어려워진 지 벌써 1년째. 여행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드링킷 에디터들이 술로 떠나는 여행을 준비했다. 국내외 70개 브랜드, 350종의 맥주를 한 자리에 전시한 제3회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에서 만났던 맥주 중, 마시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낼 수 있는 맥주들을 소개한다.


군산&속초
대포항 스타우트



국내 최초로 상업적 맥아를 만드는 시설을 갖춘 전북 군산. 이번 박람회에서는 군산 맥아로 만든 수제맥주 7종을 맛볼 수 있었다. 맥주를 만드는 주 원료인 맥아는 그간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군산시에서 맥아 생산 시설을 갖추며 우리 맥주를 우리 농산물로 만든다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군산의 맥아로 만든 속초의 대포항 스타우트는, 흑맥주는 쓰기만 할 것 같다는 편견을 깬다. 짙은 빛깔의 맥주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쌉싸름한 맛보다는 곡물 특유의 구수한 맛이 먼저 와닿는다. 뒤이어 느껴지는 것은, 커피를 마시는 듯한 향긋함. 아주 부드럽게 내린 커피의 맛이 밀려들어온다. 콕 쏘는 탄산이나 알코올의 맛은 덜어내고 고소함과 부드러움만 남겨, 분명 맥주임에도 불구하고 향 좋고 순한 보리차를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정선
곤드레 필스너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아리랑 브루어리는 폐광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양조장이다. IPA, 페일에일, 스타우트, 필스너 등 다양한 종류의 수제맥주를 생산해 선보이고 있다.


아리랑 브루어리에서 생산된 ‘아리비어’ 시리즈 중 에디터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강원도의 특산물인 곤드레 나물을 활용한 곤드레 필스너다. 필스너답게 연한 황금빛을 띠는 이 맥주,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고 깔끔하다. 청량한 탄산을 느끼며 맥주를 한 모금 넘기면, 신기하게도 입 안에 우리가 아는 바로 그 곤드레의 향이 은은하게 남는다. 입에 머금고 맛을 음미하는 모든 과정에서 쓴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 가볍게 마시기 좋지만, 풍미는 결코 가볍지 않은 맥주다.


독일
패스브라우저


술이 당기지 않지만 기분은 내고 싶거나, 저알콜 맥주인 라들러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진다면? 논알콜 맥주가 정답이다. 독일의 패스브라우저는 논알콜 맥주 코너에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다.


이 맥주는 그야말로 청량한 사과주스 그 자체다. 애플사이다에 감귤향 홉이 더해져, 어른의 느낌이 나는 사과주스가 탄생! 시원한 탄산이 느껴지는 가운데, 달콤한 사과의 맛과 맥주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홉의 향이 조화를 이룬다. 알코올의 쓴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향긋하면서도 상큼한 홉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맛의 논알콜 맥주에 지친 이들에게 한 줄기 빛 같은 맥주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중국
말리화차 라거


푸른 색의 독특한 병 디자인에 이끌려 한 모금 마셨다가 눈 깜짝할 사이 감겨 버린 중국의 말리화차 라거는 중국의 수제 맥주 브루어리 ‘마스터 가오’에서 생산됐다. 한 모금만으로도 중국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을 주는 독특한 맥주다.


말리화차 라거는 흔히 차로 마시는 자스민을 맥주에 더한 감미로운 라거다. 탄산이 강하지 않고, 질감도 무겁지 않아 부드러운 라거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한 입 마셔 보면, 자스민 차에서 느낄 수 있는 꽃 향이 그대로 느껴진다. 자스민 차에 맥주를 섞었다고 해도 믿을 만큼 진한 향이 매력적이다. 향긋한 꽃 향 사이에서 살짝 고개를 내미는 곡물의 달콤함도 일품. 쌉싸름한 맛이 감돌긴 하지만 맥주보다는 차 특유의 쌉싸름함에 더 가까워, 마치 차를 마셨을 때처럼 입 안이 정리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독특한 맥주 한 캔이면, 내 방이 순식간에 여행지로 변신♥


사진=김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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