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보다 디저트 메뉴를 먹으러 가는 카페가 있듯, 사이드 메뉴를 먹으러 가는 패스트푸드 가게가 있다. 그 때문인지 패스트푸드 가게에서도 치즈 볼 같은 메뉴는 기본이고, 이색적인 재료나 시즈닝을 사용한 메뉴를 꾸준히 선보이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버거 3사에서 잘하기로 소문났거나, 새롭게 선보이는 사이드 메뉴를 직접 먹어보고 잘 어울릴 것 같은 맥주 종류도 매칭해 본 시식기, 지금부터 만나보자.

치르르 치킨은 이름처럼 치즈 시즈닝이 사르르 뿌려져 있는 치킨 메뉴. 치즈 가루에 매콤함을 더해 상당히 매력적인 맛이다. 느끼함과 매콤함이 균형 있게 잘 어울리는데, 비교하자면 BHC 치킨의 뿌링클 치킨이 떠오른다. 하지만 뿌링클 치킨의 시즈닝과는 또 다른 느낌. 치즈를 좋아하지만, 치즈만 있는 것은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라거 맥주 중에서도 미국식 라거 맥주와 함께 먹으면 찰떡일 듯.

닭 껍질 튀김은 약 1년 전에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한정 제품이었다. 첫 출시 당시, 전국 6개 매장에서만 판매해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을 정도다. 하지만 인기가 지속되어서인지 이제는 메뉴판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정식 메뉴다. 에디터는 한정 판매 당시 먹어 보지 않았기에, 이번 시식이 첫 영접(?) 이었다.

후라이드 치킨 껍질을 벗겨내서 후추와 소금을 더 뿌려놓은 듯한 맛. 고소하면서 소금의 짠맛이 강해서 고짠고짠 하다고나 할까…? 정확히 두 조각째 먹을 때,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죄책감은 죄책감이고, 나는 내 역할과 본능에 충실해야지. 튀김에 간이 잘 배어있어, 쫀쫀한 거품이 진한 밀 맥주랑 먹기 좋다. 굳이 굳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맥주 안주를 찾는다면 추천하고 싶다.

- 치르르 치킨 3조각 8,100원 / 닭 껍질 튀김 3,200원

인절미 치즈볼은 10월경, 스리슬쩍 출시되었던 메뉴다. 최근, 사이드 메뉴에서 취급하지 않는 곳이 더 드물 정도로 필수 메뉴가 되어버린 '치즈볼'. 노 브랜드 버거 역시 이에 발맞춰 내놓은 신제품이 아닐까 싶다.

다소 오래된듯한 인절미 가루 냄새가 나는데, 인절미 맛 치고는 자극적인 맛이 강하다. 조미료 뿌린 거 아니죠? 치즈볼인데 가루가 상당히 두껍게 묻어있다. 모차렐라 치즈가 든 치즈볼로, 쫀득하게 늘어나는 재미가 있다. 다만 식은 후에는 전체적으로 포삭거리듯 바스러지는 식감이 든다. 식욕 돋우고 싶을 때나 살찌는 음식이 끌리는 날, 쓴맛이 매력적인 스타우트 맥주와 함께 먹고 싶다.

상하이 스타일의 향신료가 뿌려진 포크 튀김으로, 소스가 함께 제공된다. 부드러운 너겟 보다는 질기고 육포보다는 말캉한 식감이다. 양꼬치에 뿌려진 쯔란(큐민) 비슷한 맛이 나서 상하이 스타일이라는 것일까? 중국 여행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맛이다. 양꼬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 상하이 스타일이니, 중국 맥주와 함께 먹기를 추천!

- 인절미 치즈볼 3개 2,900원 / 상하이 핑거 포크 (S) 4,200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보게 되는 제품.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세계 3대 식재료로 꼽히는 트러플이라니…. (물론, 진짜 트러플을 갈아 넣은 건 아니겠지만.) 감자튀김 위에 올라간 트러플 소스가 느끼함의 최강자 소스다. 허기 질 때 먹으면 느끼함이 더욱 과하게 느껴질 것 같은 맛이라 손이 자주 가는 느낌은 아니었다. 맥주 안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트러플 크림소스의 향이 맥주의 맛을 덮어버릴 것만 같은 기분. 트러플보단 맥주다 이거지?

버거킹 크리미 모짜볼은 다른 패스트푸드 제품과 조금 다른 느낌. 쭈욱 늘어나는 모짜렐라 치즈가 아니라, 녹아내리듯 보드라운 질감의 크림이 꽉 차있다. 게다가 크기가 상당히 작고 앙증맞아서 한 입에 두 개 이상 넣고 먹고 싶다. 달콤한 크림이 매력적이라, 어떤 맥주와도 잘 어울릴 듯.

- 트러플 프라이 2,800 / 크리미모짜볼 5조각 2,800원

사진=서정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