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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탈탈] 예술적인 달걀, '에그 슬럿' 싹쓰리

달걀 요리의 끝판 왕, 에그 슬럿 시그니처 메뉴를 털어봤다

Editor 김태인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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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태인

2020.07.30

드-하! 벌써 세 번째 만남이네. 지난번 내 입으로 검거되었던 초당 옥수수는 이미 내 몸에서 빠져나가 잘 살고 있을 거야 아마도. 이번에는 미국에서 푸드 트럭으로 시작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에그 슬럿’ 샌드위치가 서울 코엑스에 상륙했다는 소식을 듣고 드링킷 감식반이 찾아가 봤어.




3시간 웨이팅은 기본이라는 소문이 무성해서 걱정했는데 드링킷 감식반이 방문했을 땐 평일 오전이라 웨이팅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지. 그리고 감염 예방 수칙을 잘 지키면서 방문했다는 거 알아줘! 노란 조명이 매장 내부를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어 따스한 분위기가 느껴졌고, 내부도 꽤 넓은 편이라 쾌적했어. 자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해 볼까?




신상 및 죄목



용의자는 에그 슬럿의 시그니처 메뉴인 '페어팩스 샌드위치', '슬럿' 그리고 '오렌지 주스'야. 페어팩스 샌드위치는 고급 식당 출신 셰프가 에그 샌드위치를 예술화한 요리라고 할 수 있지. 용의자의 첫 번째 기소 죄목을 들어볼까?


죄목 1. 먹을 생각에 잠 못 이룰 정도로 비주얼과 인기가 폭발하는 죄

죄목 2. 만인의 취향을 저격하지 못한 죄


달걀 샌드위치라고 해서 만인의 사랑을 받을 줄 알았는데 이 녀석에 대한 호불호가 꽤 강하더라고. 이 죄목들로 유죄 판결이 내려질지 판단해보자. 오감 탈탈, 수사 시작!




시각



윤기가 좔좔! 브리오슈 번이 가장 눈에 띄어. 손에 기름이 묻는 걸 감수하고 번을 열어봤더니 마요 소스와 치즈 위에 살포시 올려진 양파를 발견했어. 캐러맬라이즈드 양파는 '오랜 시간 볶아내어 양파의 단맛을 살려낸 볶음 양파'라고 보면 되는데, 양파가 생각보다 적었어.




단면을 보니 몽글몽글하게 조리된 스크램블드에그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었는데, 그 유명한 동물 복지 인증을 받은 달걀로 만들었다고 해.




그리고 일명 ‘커틀드 에그’라 불리는 '슬럿'. 투명한 유리병 속에 으깬 감자와 몽글몽글한 수란이 다정한 연인처럼 포개어져 있더라. (찌릿) 위에 솔솔 뿌려진 소금과 잘 섞이도록 저어주면 되는데, 부드럽게 섞일 것 같은 예감! 본격적으로 에그 슬럿의 시그니처 메뉴들을 더욱 세세하게 털어볼게.




촉각


◆ 페어팩스



몰캉몰캉한 빵에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달걀의 움직임, 보이지? 세게 누르면 와르르하고 다 쏟아져 내릴까 봐 정말 조심히 눌러봤어. 한 입 베어 물기 전에는 포슬포슬한 식감이 느껴지는 스크램블드에그를 기대했는데 마치 300번 저은 달고나 커피같이 부드러운 계란찜 같았다구. 먹자마자 달걀이 증발하듯 사라지는 느낌이랄까.



◆ 슬럿



생크림이세요? 달걀 노른자를 톡 - 하고 터뜨려 감자와 잘 섞어줬어. 부드러움의 끝판왕인 슬럿은, 마치 수동 믹서로 갈아준 다음 체에 걸러 만든 으깬 감자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뽐냈어. 걸쭉한 수프를 먹는 기분이 들기도 해.




후각 & 청각


◆ 후각 차이



샌드위치를 받자마자 냄새를 맡아봤어. (킁킁) 가장 먼저 기분 좋은 갓 구운 빵 냄새가 느껴지고, 생각보다 빵에 바른 스리라차 마요 소스의 고소한 향기가 달걀 냄새보다 더 풍부하게 느껴졌어.



◆ 청각 차이



페어팩스와 슬럿은 촉각에서 알 수 있듯 너무 부드러운 탓에 아무리 씹어봐도 소리가 전혀 안 나더라고. 일부러 쩝쩝 소리를 내고 먹어야 데시벨 측정이 가능할 것 같았달까? 페어팩스와 슬럿 모두 냄새도 많이 안 나고 먹는 소리도 거의 없는 정도에 가까웠어. 텀블러 속에 떡볶이를 담아 몰래 먹는 듯이 사무실 파티션에 숨어 몰래 먹어도 될 수준이야. (아 물론 내가 그런다는 건 절대 아니야.)




미각


이제 마지막으로 드링킷의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는 미각 털이를 진행해볼게. 여러 의견을 반영해서 알차게 수사했으니 기대해도 좋아!


◆ 페어팩스



현장 감식반으로 나섰던 에디터 두 명의 반응은 모두 ‘잉?’. 달걀이 부드러워서 씹기도 전에 이미 삼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달걀과 양파도 생각보다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지. 오히려 스리라차 마요 소스 맛이 거의 80%를 이루고 있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평소 느끼한 음식을 좋아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절반 정도 먹었을 때, STOP! 을 외칠 정도로 꽤 느끼하더라. 과음한 다음 날에 먹는다면 하나를 다 못 먹을 것 같기도 해. 또 다른 팀원 3명은 생각보다 괜찮다며 맛있다는 의견도 있었어. 이렇게 호불호가 갈렸네. 덧붙이자면 평소 고기류가 들어간 샌드위치나 햄버거를 즐겨 먹는 사람에게는 아쉬움이 클 것 같은 샌드위치였어.

어디 보자 다른 메뉴가…



◆슬럿


슬럿은 매쉬드 포테이토와 달걀을 수비드 방식(정확히 계산된 온도의 물로 가열해 조리하는 방법)으로 조리한 것을 바게트와 함께 먹는 요리야. 에디터들은 조금 더 촉촉하면서 두꺼운 빵이면 좋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어. 바라는 게 좀 많죠?




슬럿을 잘 섞어서 빵에 발라 먹어봤더니 눈이 번쩍! 두 에디터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어. 맛있다며 유리병 끝까지 싹싹 긁어먹었지 뭐야. 촬영을 담당한 에디터는 정말 맛있다며 입맛에 딱 맞는다고 했지만, 나는 평소에 팀 내에서 가장 짜게 먹기로 소문난 사람인데, 조금 짜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해. (잘 먹어놓고 말 많은 st.)




정확한 염도를 확인하기 위해 측정을 해봤는데, 이것 봐! 염분이 높을수록 하얗게 나타나는데, 완전한 흰색이 나와서 모두 당황했어. 우리가 먹은 게 소금물은 아니었는데 말이야. 평소에 짜지 않게 먹는 팀원들 입맛에 괜찮았다고 하는 걸 보니 케바케, 사바사인 듯해!



◆오렌지 주스


오래 기다렸지? 하지만 오래 기다렸다고 해서 오렌지 주스 너도 예외는 아니야. 수사 시작!



미국의 캘리포니아 오렌지를 착즙 한 음료수라고 해. 그래서 사실 주문과 동시에 만드는 주스를 기대했지만, 그러면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 주문한 주스가 나와서 마셔봤는데, 와! 대박! 이런 느낌은 아니었어. 오렌지의 신선함이 느껴지는 주스 정도. 하지만 주스랑 콜라 중 어떤 것이 더 잘 어울리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5,500원짜리 오렌지 주스보다는 2,500원짜리 콜라를 마시는 게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야. (단호)







이렇게 미각까지 오감 분석을 모두 마쳤어. 개인의 입맛에 따라 느껴지는 맛도 다 다른 것 같아. 죄명 2, 달걀 샌드위치인데 만인의 취향을 저격하지 못한 죄가 확실히 성립되는 것 같지?



비주얼과 인기는 폭발했지만

만인의 취향을 저격하지 못한 죄, 유죄!


에그 슬럿, 검거… 내 꿈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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